"현상금 500만원" 도주한 김길수, 행방 묘연…동선과 목격담 살펴보니

경찰, CCTV 토대 추적…지방 은신 가능성 염두
미용실 들렀다는 목격담도…용모 달라졌을 가능성

수배 중인 특수강도 피의자 김길수(36)의 사진. 왼쪽은 이달 2일 서울구치소 입소 당시 모습. 오른쪽은 4일 오후 4시 44분께 포착된 모습. [연합뉴스]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병원 치료 도중 도주한 김길수(36)가 외모를 바꾼 채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 숨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 경찰 등 수사당국에 따르면 김 씨의 마지막 행적이 지난 4일 오후 9시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포착된 뒤, 3일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 씨가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되긴 했지만,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으로 이동했을지, 아니면 다른 교통편을 이용했을지 등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4일 오전 6시 20분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진료받던 중, 화장실 사용을 핑계로 보호장비를 잠시 푼 틈을 타 환복 후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이어 경기 의정부시로 이동했고, 의정부역에서 하차 후 택시와 버스 등을 이용해 양주시로 가서 친동생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기 북부지역을 돌아다니다가 서울로 진입, 노원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오후 6시 30분 뚝섬유원지역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에서 목격됐다.

경찰은 김씨가 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에서 온수행 열차를 다시 탄 뒤, 오후 8시가 넘어서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자취를 감췄다.

김씨는 키 175㎝, 몸무게 83㎏의 건장한 체격이다. 도주 당시 검은색 계열의 상·하의와 검은색 운동화, 하얀색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하지만, 최종 목격 당시에는 베이지색 계열의 상·하의로 갈아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주 중에 미용실에 들렀다는 목격담도 있어 현재의 용모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2011년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확정 선고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앞서 김씨는 피해자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약 7억원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식사하다가 플라스틱으로 된 숟가락 손잡이를 일부러 삼켰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지난 4일 오전 6시 20분쯤 병실 안 화장실을 사용하던 중, 병원 직원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달아났다.

교정당국은 김씨가 도주한 지 1시간이 지난 오전 7시 20분쯤 경찰에 신고했고, 법무부와 경찰이 함께 김씨 추적에 나섰다.

당국은 김씨가 이미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CCTV를 토대로 수사 중이다.

아울러 김씨의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면 현상금 500만원을 지급하고 신원도 보장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교정당국은 김씨의 도주를 막지 못한 교도관 2명에 대해 조사를 마친 뒤 잘못이 있으면 엄중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