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이 많이 무너졌는데…" 지옥과 천국 오간 '베테랑' 유격수, 결승 득점으로 완벽 만회 [MD수원 PO]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멘탈이 많이 무너졌는데…이기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KT 위즈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1, 2차전에서 모두 패한 뒤 3연승을 기록하며 '리버스스윕'을 달성했다.
KT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베테랑' 유격수 김상수가 흔들렸다.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형준의 타구를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이어 김주원의 타구도 포구하지 못하며 두 차례 연속 실책이 나왔다. 이후 손아섭의 안타로 1사 만루가 됐고 서호철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NC가 선취점을 뽑았다.
이후 NC는 5회초 김형준의 2루타, 김주원의 진루타, 손아섭의 1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KT가 반격했다. 5회말 1사 후 장성우의 2루타와 문상철의 안타로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대타 김민혁이 타석에 나왔다. 김민혁은 신민혁의 체인지업을 때려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KT가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계속해서 NC를 압박했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김상수가 안타를 때렸다. 이어 황재균이 안타, 앤서니 알포드가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만루가 됐다. 박병호가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그 틈에 김상수가 홈으로 들어와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손동현, 박영현, 김재윤으로 이어진 필승조가 NC 타선을 틀어막으며 1점 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상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상수는 올 시즌 유격수 위치에서 129경기를 뛰었으며 1020⅓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 KBO리그 내야수 중 8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상위 8명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실책을 범한 선수다. 그만큼 수비 능력이 좋은 김상수가 연달아 실책을 했기 때문에 본인도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김상수는 "실책을 안 한 지 오래된 것 같은데, 5차전에서 갑자기 연달아 실책을 범해서 멘탈이 조금 많이 무너졌었는데, 그래도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실책 상황에 대해 "두 타구 모두 내가 달려가서 잡으려고 할 때 오른쪽으로 좀 튀었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 연달아서 실책하기 어려운데, 웨스 벤자민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팀이 5차전까지 잘 끌고 왔는데 한순간에 무너질 것 같아서 정말 큰일 낫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김)민혁이가 동점타를 치고 역전까지 해 한국시리즈를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돌아봤다.
김상수는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때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결승 득점 역시 김상수가 기록했다. 그는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안타가 됐고 이어서 결승 득점이 됐다. 그것이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팀이 이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상수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던 2015시즌 이후 8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감회가 새롭다. 정말 오랜만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서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뒤에서 수비 잘하고 어느 타순에서든 살아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T는 '패패승승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기세가 무섭다. 김상수는 "KT 야구가 쉽게 무너지는 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3차전을 승리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잘하면 뒤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금 기세가 좋다. 2패 후 3연승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우리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기적을 만들었기 때문에 올라가서도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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