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각자 인생 돌아보며 사유하게 하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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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걸어왔습니다. 이제 산의 꼭대기에 다다르니 다른 꼭대기가 보이는 느낌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대표공간인 '사유의 방'을 주제로 한 무대를 마친 양방언(63) 음악가는 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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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류’ 공연 마친 양방언
“이제 산 꼭대기에 다다르니
다른 곳 정상이 보이는 느낌
곡 작업은 언제나 힘들지만
음악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걸어왔습니다. 이제 산의 꼭대기에 다다르니 다른 꼭대기가 보이는 느낌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대표공간인 ‘사유의 방’을 주제로 한 무대를 마친 양방언(63) 음악가는 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 ‘음류(音流) : 모든 사이에 흐르는 사유의 음악’을 펼쳤다.
작곡가이자 연주가인 그는 무대에서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그가 친구라고 부르는 동료 뮤지션들도 각자의 악기(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기타, 베이스, 퍼커션)로 주제를 뒷받침했다. “평소 제 공연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박수 치며 즐기는 것이었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관객들이 각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사유하도록 이끄는 공연을 만들었지요.”
현장에서 그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전체 15곡이 흐르는 동안 관객들이 환호하는 순간도 있었으나, 대체로 음악의 흐름에 몸과 마음을 맡기며 사색에 잠기는 모습이었다. ‘사유의 방’처럼 깊고 그윽한 흑색 배경의 무대를 통해 듣는 ‘프린스 오브 제주(Prince of Jeju)’ ‘경천사지 10층 석탑’ ‘정선 아리랑’ 등은 새로웠다. 특히 처음 공개한 반가사유상 테마 3곡(Main, Rainbow Reunion, Hidden Gate)은 지금껏 없었던 음류(音流)를 느끼게 해줬다. 인간의 삶에 강물처럼 흐르는 희로애락 사이에 있는 풍경을 들여다보며, 반가사유상의 미소에 깃든 희열을 보듬게 했다.
“보셨다시피, 저는 연출자(김태욱)와 함께 음악뿐만 아니라 무대 미술과 영상, 조명 등에 신경을 써서 테마에 집중했습니다. 관객이 자기 인생 경험을 반영해서 사유하길 바라서였습니다. 어렵게 만든 음악인만큼 음원으로 발매했으니 많이 아껴주세요.”
재일 한국인 음악가인 그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양국 사이에서 ‘경계인’일 수 있지만, 음악을 통해 ‘가교역’을 충실히 해 왔다. 클래식과 국악, 대중음악을 아우르며 양방언 류 음악을 만들어왔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던 그는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마니아가 많다. 그의 후원자인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의 초대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동선 파킹턴인터내셔널 회장(1970년대 코리아게이트 주인공), 정영양 박사(미국 뉴욕 거주 자수가) 등이 이번 공연장을 찾았다. 박정자 원로배우,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 조한희 한국박물관협회장, 노영혜 종이나라박물관장,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재단 이사장, 김옥랑 서울예술단 단장, 문봉선 화가, 강형원 사진작가 등 문화계 인사들도 관람했다.
“제 음악을 사랑해주는 분들이 많으니 큰 힘이 됩니다.” 그는 이번 공연을 마치고 쉬지 못한 채 또 작업에 들어간다. 오는 18일 방영하는 SBS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고래와 나’의 음악을 맡았기 때문이다. “제가 사는 일본 나가노현 산속으로 돌아가 일을 합니다. 곡 작업은 언제나 힘들지만, 음악을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장재선 전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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