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문 열었다” 만년 2인자 한신, 38년만의 우승에 일본이 들썩

“역사의 문을 열었다.”

한신 타이거즈가 5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3 일본 프로야구 재팬시리즈 7차전(JS·7전4선승제)에서 오릭스 버팔로스를 7-1로 제압하고 4승 3패로 정상에 올랐다.

구단 역대로는 두 번째인 동시에 1985년 이후 38년만에 우승을 거두며 긴 기다림의 숙원을 풀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일본 최고의 인기 프로야구팀으로 꼽히는 한신의 극적인 우승에 일본 언론도 이같은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사진=한신 타이거즈 공식 SNS

일본 스포츠전문매체 ‘닛칸스포츠’는 “역사의 문을 열었다. 한신 타이거즈가 1985년 이후 38년 만에 두 번째로 일본 시리즈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간사이 지방을 연고지로 한 한신은 요미우리와 함께 일본 프로 스포츠 구단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지만 2003·2005·2014년 준우승에 그치는 등 최근에는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렇기에 한신은 요미우리에 이은 ‘만년 2인자’라는 원치 않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도 했다. 그것마저도 소프트뱅크 호크스, 오릭스 버팔로스 등 최근 요미우리 외에 다른 팀들까지 일본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그 위상조차 흔들렸다.

그렇기에 더욱 극적인 우승. 일본 언론은 1985년 한신의 주장으로 일본 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오카다 아키노부(65) 감독이 38년만에 감독으로 다시 한신의 통합우승을 완성한 스토리를 조명하기도 했다.

닛칸스포츠는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탁월한 팀 매니지먼트 능력과 지휘력을 발휘해 팀을 리그 우승에서 단숨에 일본 최고로 이끌었다”고 극찬하며 “타이거즈의 오랜 역사에서도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일본시리즈 우승을 처음으로 달성했다. 내년 시즌이 2년 계약의 마지막 해이지만 한큐 한신 홀딩스 회장이 장기 정권의 가능성도 언급했다”며 오카다 감독이 장기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오카다 감독은 “(첫 우승이) 27살이었는데 이번엔 길었다.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일본 최고의 자리를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올해 열린 일본시리즈는 센트럴리그 1위 한신과 퍼시픽리그 1위 오릭스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 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나란히 간사이 지방에 연고지를 둔 구장이다. 실제 한신의 홈구장인 고시엔과 오릭스의 홈구장인 교세라돔은 한신 난바선 전철로 17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사진=한신 타이거즈 공식 SNS

그렇기에 ‘난바선 시리즈’로도 불린 이번 일본시리즈는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한신이 1·4·5차전, 오릭스가 2·3·6차전을 승리하며 6차전까지 3승 3패의 승부가 펼쳐졌다. 양 팀의 합산 스코어마저 23-23으로 같았을 정도로 좀처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승부였다.

하지만 7차전은 예상을 깨고 한신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4회 초 외국인 타자 셸던 노이지의 스리런 홈런이 나왔다. 노이지는 오릭스가 자랑하는 일본 최고의 영건 가운데 한 명인 선발투수 미야기 히로야의 체인지업을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흐름을 탄 한신은 5회 초에도 집중 안타로 3점을 추가해 6-0까지 달아나면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한신의 아오야기 코요는 개막전 선발투수 7차전 역투를 펼쳐 승리를 이끌었다. 오카다 감독은 그런 그를 감독실로 불러 중책을 맡기겠단 뜻을 전했고, 아오야기는 역투로 믿음에 보답했다.

이밖에도 한신은 부진했던 선수들이 오카다 감독의 믿음하에 시리즈 결정적인 승부처마다 활약하는 등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려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런 극적인 우승에 일본 주요 방송은 물론 SNS 등에도 한신의 우승 소식을 비롯해 이와 관련한 게시물이 쏟아지는 등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는 게 일본 언론의 보도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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