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이틀만 볼 수 있는 운문사 은행나무 가을의 진한 추억 선사

신윤옥 시민기자 2023. 11. 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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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물들어 있다.

1년에 이틀만 볼 수 있는 은행나무다.

부산에서 왔다는 A 씨는 "수시로 바람 쐬러 오는 곳인데, 이런 멋진 은행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으로 알았어요. 멀리 이름 있는 은행나무만 보러 다녔는데, 이곳 나무에 비하지 못할 것 같아요. 너무 행운입니다."라며 노모를 모시고 왔는데 아마도 그 노모에게 준 선물 같다며 즐거워했다.

내년 가을, 사전에 개방 일을 알아보고 간다면 그 멋지고 화려한 은행나무를 볼 수 있는 행운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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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물들어 있다. 경북 청도군 신원리 운문사도 마찬가지다. 운문사는 비구니들의 교육과 연구기관으로 조계종 운문승가대학이 설치되어 있다. 경내에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규모가 가장 큰 만세루가 있다.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소나무가 사시사철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을 반긴다. 소나무도 겨울 채비를 하고 있었다. 소나무 갈비로 이불을 마련하고 편안해 보였다.

형형색색으로 물든 가을 운문사에 특별한 나무가 있다. 1년에 이틀만 볼 수 있는 은행나무다. 비구니들의 수양 장소 깊숙한 곳에 있어 평소엔 볼 수 없다. 올해는 11월 4, 5일 이틀 동안 개방했다.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들어선 경내는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어 깔끔했다. 발걸음 소리조차 조심해야 할 것 같은 정갈한 경내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힌다. 멀리서 손짓하던 은행나무 앞에 섰다.

노란 융단을 깔고 가을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카메라에 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요란하진 않았다. 수령 400년이 넘은 나무는 가히 웅장했다. 두 그루가 나란히 서서 속세에서 달려온 사람들을 조용하게 맞아주었다. 작은 휴대폰에 나무의 거대하면서 부드러운 모습을 담기엔 부족했다. 전체 모습은 눈을 통해 마음에 저장하기로 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A 씨는 “수시로 바람 쐬러 오는 곳인데, 이런 멋진 은행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으로 알았어요. 멀리 이름 있는 은행나무만 보러 다녔는데, 이곳 나무에 비하지 못할 것 같아요. 너무 행운입니다.”라며 노모를 모시고 왔는데 아마도 그 노모에게 준 선물 같다며 즐거워했다. “내 평생 이 나무를 몇 번이나 더 볼 라나.” 딸의 손을 잡고 서 있는 노모 얼굴이 은행나무와 겹쳤다.

올해는 아쉽지만, 그 웅장함을 볼 기회가 사라졌다.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속세를 떠나 수양하는 비구니들을 위해 아쉬움을 접어 두기로 했다. 쉽게 볼 수 있으면 신기한과 반가움이 덜하다. 앙상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내년에 다시 우아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 준비에 들어갔다. 개방일이 정해진 것이 아니다. 내년 가을, 사전에 개방 일을 알아보고 간다면 그 멋지고 화려한 은행나무를 볼 수 있는 행운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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