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 6선 박병석 "22대 국회는 상생·협치 개혁 이뤄주길"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의장은 21대 현역 의원 중 최다선으로, 여야 통틀어 유일한 6선 의원이다. 박 전 의장은 이번 결심을 통해 정계 변화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홍콩 특파원 시절 중국 톈안먼 사태를 취재하며 자오쯔양 실각을 단독 보도, 1989년 한국기자상을 받았다. 중국어 실력과 기자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 한중의회외교포럼 회장을 지내는 등 '중국통'으로 꼽힌다.
그는 고건 전 총리가 서울시장을 맡을 때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고 전 총리가 '서울시에서 가장 성실한 공무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전 의장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새천년민주당의 대변인을 맡기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자유민주연합(자민련) 텃밭인 대전에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할 때 고 전 총리가 출마를 말렸단 일화도 있지만 그는 정계 입문 이후 한번도 당적을 바꾸지 않았고 한 지역구(대전 서구갑)에서 내리 의원 배지를 달았다.
박 전 의장은 "국회의원으로 국가와 국민에 기여한다는 저의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헌신했고 이제 국회에서의 저의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며 "23년 전 고향인 대전에서 총선 출마하면서 간절한 꿈이 있었다. 바로 지역주의 타파라는 꿈이었다. 간절하고도 무모한 꿈을 안고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민주당의 불모지 대전에 도전했다"고 했다.
박 전 의장은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이제 저의 빈 자리는 시대적 소명에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갖춘 새 사람이 이어주길 염원하면서 저의 불출마 결정을 밝힌다"며 "(한 지역에서) 6번 낙선 없이 선택받았고 국회의장을 했으면 국회에서의 할 일을 다 한 것 아닌가.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잘 판단해야 하는데 박수가 남아있을 때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표 시기를 국감 직후에 할지, 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에 할지 고민은 있었다며 "여러 물꼬를 트는 데 길을 열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 (기자회견) 20분 전에 당 지도부(이재명 대표·홍익표 원내대표)에게 결심을 알렸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임기 중 기억에 남는 성과에 대해 "21대 전반기 국회의장 재임기간 국가균형발전의 획기적 이정표가 될 국회세종의사당법을 저의 주도하에 여야 합의로 통과시킬 수 있었다"며 "(의장 임기를 마친 뒤) 고별사 때 여야 의원들이 기립 박수를 치리라곤 생각도 못했고 큰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들도 털어놨다. 박 전 의장은 "국회가 3권 분립의 토대 위에 굳게 서서 상생과 협치의 길을 여는 것은 아직도 먼 이야기"라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제왕적이라고 지적되는 대통령제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개헌으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협치를 만들기 위해 어느 한 당도 전체 의석의 절반을 넘지 않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며 "1당이든 2당이든 다른 한 당 이상과 합의할 때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는 '연합과반'을 만들 수 있는 선거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국가균형발전에 힘써온 만큼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논의중인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서울의 경쟁력, 삶의 질은 서울을 채우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비우는 데서 온다"며 "수도권은 넘쳐서 문제고 지방은 모자라서 문제다. 11.8%밖에 안 되는 수도권지역에 인구의 50.6%가 살고 모든 돈과 사람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행정 구역 개편을 하려면 국가 전체의 큰 틀을 세운 뒤 추진하는 것이 옳다"며 "부울경 메가시티, 충청 메가시티 등이 최소한 같이 가거나 지방이 먼저라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혁신 경쟁에 나설 것인 가운데 친정인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도 내놨다.
박 전 의장은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선거 승리를 민주당이 잘해서 한 것인지, 반사이익인지 냉철하게 하고 빨리 잊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민심이 무엇인지 그 핵심부터 접근하는 게 순서다. 다만 국민의힘 최근 변화의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본다"고도 했다.
박 전 의장은 "22대 국회는 국민의 신뢰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과 협치의 제도개혁을 반드시 이뤄달라"며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의식을 늘 가슴에 담아 달라. 여건 야건, 당보다 국가와 국민이 우선이며 국회의원의 모든 것이 역사에 기록된다는 초심을 간직해 달라"고 했다.
한편 박 전 의장은 내년 5월말까지의 남은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의원으로서 재직한 동안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 관련 다양한 활동을 해 온 만큼 앞으로 한반도 동북아 정세에 대해 더 깊이 연구, 분석하고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와 대전에 대한 헌신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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