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전 국회의장, 총선 불출마 선언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6일 국회 의원실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앞두고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했던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6일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저의 빈자리는 시대적 소명의식이 투철하고, 균형감각과 열정을 가진 새 사람이 맡아주길 염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계 입문해 6선 의원을 하며 국회의장까지 역임했다"면서 "의원으로 국가와 국민에 기여한다는 소명을 다 하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헌신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국회에서의 제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번 국회 임기인 내년 5월까진 성실하게 최선 다해 의정활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개인보다 당이, 당보다 국가가 우선이란 초심을 잃지 않으려 했다"면서 "국민의 삶과 나라 곳간을 먼저 따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의장은 "당이든 국회든 갈라지고 쪼개질 위기에 놓였을 때 중재에 나섰다. 양쪽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여의도 떠나더라도 언제 어디에 있든지 국가와 대전에 대한 헌신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의장은 "저는 제23년 전 제 고향인 대전에서 총선에 출마하면서 간절한 꿈 있었다. 바로 지역주의 타파라는 꿈"이라며 "저의 간절하고도 무모한 꿈을 가슴에 안고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민주당의 불모지인 대전에 도전했다"고 했다.

박 전 의장은 나아가 "이번 21대 전반기 의장 재임 기간엔 국가 균형발전 이정표가 될 국회의사당을 저의 주도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킬 수 있었다"면서 "또한 작년 5월 의장 임기 마치는 날 국회본회의장에서의 제 고별사에 여야 의원들께서 기립박수 보내주는 의회 초유의 감동도 있었다"고 술회했다.

또한 "의회주의자로서의 회한도 왜 없었겠느냐. 정치혁신의 물꼬를 본격적으로 트지 못했다"면서 "국회가 삼권분립 토대 위에 굳게 서서 상생과 협치의 길을 여는 것은 아직도 먼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제왕적이라 지적되는 대통령제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개헌으로만 가능한 것"이라며 협치를 만들기 위해 △어느 한 당도 전체 의석의 과반을 넘지 않게 제도를 설계해야 하고 △1당이든 2당이든 다른 한 당 이상과 합의할 때만 국회본회의 통과시킬 수 있는 연합과반 만들 수 있는 선거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2대 국회는 국민의 신뢰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과 협치의 제도 개혁을 꼭 이뤄달라"면서 "존경하는 동료 의원들은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민주주의 최후 보루란 사명 의식을 늘 가슴에 담아달라"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제가 의원이 된 날부터 매일 드렸던 제 기도로 불출마 보고를 마무리한다"면서 "열심히만 하면 내일이 오늘보다 좋아지는 세상, 실패해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인생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나라, 어느 부모를 만났느냐에 따라 아이들 꿈의 크기가 달라지지 않는 세상, 남과 북 화해와 평화의 강을 함께 노젓는 그러한 나라 위해 헌신하게 해주소서"라고 했다.

박 전 의장의 이날 불출마 선언은 역대 국회의장 중 다수가 의장직을 마친 후에는 다음 선거에 나서지 않았던 관례를 따르는 것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