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헬기 추락사고` 원인은 `비행착각`…7명 사망

국토부 사고조사위 최종보고서 발표
사조위 "등대·선박 불빛 등도 비행 착각의 원인"

2019년 10월 독도 헬기장에서 이륙 직후 추락한 소방청 헬리콥터 잔해. 사진 국토부 사조위

지난 2019년 10월 31일 오후 11시 25분 독도 헬기장에서 소방청 헬리콥터가 이륙14초 만에 헬기장 남쪽 486m 지점 바다에 추락한 사고 관련, 비행 착각(공간정위상실)으로 인한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당시 헬기는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이동 중이었는데 사고로 기장과 부기장, 구급대원, 환자 등 7명이 사망했으며 항공기는 전파됐다.

6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에 따르면, 독도 해상 소방청 헬리콥터 추락사고는 조종사가 시각기관이나 전정미로기관 등의 신체적인 착각으로 항공기 속도, 고도, 자세 등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현상(Spatial Disorientation)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위는 프랑스 사고조사당국(BEA)과 합동으로 항공기 블랙박스 분석과 기체, 엔진 분해검사 등 4년에 걸친 철저한 조사 후 최종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이달 2일 항공분과위원회의 심의를 완료했다.

사고 헬리콥터는 독도 헬기장에서 이륙 직후 독도의 급경사면을 통과해 밝은 곳에서 매우 어두운 해상으로 접어들면서 조종사가 항공기 자세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공간정위상실(비행착각)로 추락했다는 결과다.

이 외에도 승무원들은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비행 전 임무 브리핑과 독도 헬기장에서 임무분담 등 세부적인 이륙 전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독도에서 이륙 중 기장은 헬기가 지상에서 자동출발 또는 자동이륙할 수 있는 기능 모드인 '복행모드(Go/Around)'를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증속하는 과정에서 강하 중인 기체 상태를 상승 자세로 착각한 것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한 강하 중인 기체를 상승 자세로 착각해 조종간(Cyclic)을 지속적으로 밀어 자동비행장치 기능을 무력화시켜 속도와 강하율이 증가했고, 기장은 독도 헬기장 착륙을 위한 접근 중 각종 불빛에 의해 시각적 착각이 발생해 이륙 상황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위는 소방청, 경찰청, 헬기 제작사 등에 △승무원들의 피로 방안 마련 △비행착각훈련 강화 △주기적 야간비행 훈련 △자동비행장치 훈련 등 총 9건의 안전권고를 최종조사보고서에 포함해 발행키로 했다.

또한 소방청, 경찰청, 헬리콥터 제작사에 최종조사보고서를 즉시 송부해 안전권고 이행계획 또는 그 결과를 사조위로 제출토록 하는 한편, 위와 같은 인적요인에 의한 헬리콥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권고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등 안전한 비행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최종조사보고서 전문은 오는 6일 오전 11시 사조위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