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KS 無' 손아섭 한탄 "야속하고, 하늘이 원망스럽다", 그래도 좌절 대신 희망 봤다
손아섭은 6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5차전 2-3 패배 후 취재진과 만나 "물론 야속하고, '왜 나에겐 그런 기회가 안 올까' 생각한다"면서도 "그런 목표(한국시리즈 진출)가 생겼기에 나태해지지 않고 도태되지 않고 노력할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를 패배하면서 NC는 플레이오프 전적 2승 3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NC는 역대 4번의 플레이오프에서 2016년(LG 트윈스 상대 3승 1패)만 상위 라운드로 진출했을 뿐 2015년(두산 베어스 상대 2승 3패)과 2017년(두산 상대 1승 3패), 올해는 모두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많은 NC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눈물을 흘리며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시리즈가 누구보다도 간절했을 선수가 바로 손아섭이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데뷔한 손아섭은 올해까지 정규시즌 1974경기에 출전했지만, 한국시리즈 경기 수는 '0'이었다. 그는 과거 팀 동료 강민호(2233경기)에 이어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는 선수 중 2번째로 많은 정규시즌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손아섭에게는 한국시리즈란 없었다. 하필 5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난 것도 더 야속하다. 그는 롯데 시절인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상대했다. 2011년에는 1차전에서 본인이 3안타 맹타를 휘두르고도 6-6으로 맞서던 9회 말 끝내기 찬스에서 통산의 병살타를 기록했고, 결국 팀도 2승 3패로 패퇴했다. 이듬해에는 3차전까지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음에도 4차전과 5차전을 연이어 패배하면서 한끗 차이로 한국시리즈가 무산됐다.
손아섭은 경기 후 "당연히 아쉽고, 분한 마음도 있다"면서도 "이렇게 좋은 팀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너무 멋지고 재미있는 시즌을 함께할 수 있어서 후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고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들어갔다"면서 "한국시리즈라는 무대는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고백했다.
손아섭은 "야구를 하면서 이루고 싶은 건 다 이뤘다. 마지막 목표(한국시리즈)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나태해지지 않고 도태되지 않고 노력할 동기가 될 것 같다. 하늘을 원망도 하지만, 그런 목표가 남아있어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본인의 말처럼 손아섭은 프로 입단 후 타격왕 등 개인 타이틀, 골든글러브, 올스타, 거액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까지 많은 걸 이뤘다. 이제 못 이룬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달려갈 일만 남았다.
그래도 손아섭은 주장답게 동료들을 격려했다. 그는 마지막 미팅에서 "정말 고생했다. 사람들의 예상을 깨는 멋진 시즌을 했기 때문에 오늘의 분하고 억울한 마음은 가슴속에 남겨두고 푹 쉬자"고 말해줬다고 한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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