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선거 치르면 트럼프가 이긴다…'대선 1년' 위기의 바이든
바이든 측 경각심…물가 상승과 가자지구 문제 등 발목 잡아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대통령선거를 정확히 1년 앞둔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 경합주 6곳 중 5곳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누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6개 경합주의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양자 대결 시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48%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44%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주겠다고 답했다.
지역별로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바다에서 52% 대 41%, 조지아에서 49% 대 43%, 애리조나에서 49% 대 44%, 미시간에서 48% 대 43%, 펜실베이니아에서 48% 대 44%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앞섰다.
유일하게 위스콘신에서만 바이든 대통령은 47%대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쳤다.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캘리포니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6개 경합주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고,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이 탈환한 경합주다. 당시 이 지역은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CBS방송과 유고브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48% 대 51%로 뒤졌다.
◇의기양양한 트럼프측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바이든측 "1년 후는 달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반기며 "진짜 최종 결과는 오늘로부터 1년 후, 미국 국민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부정직한 조 바이든을 해고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용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측 선거캠프는 "1년 이상 지난 예측은 1년 후에 조금 달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 1년 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고전했던 점을 언급했다. 당시 갤럽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경쟁자였던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에게 8%포인트(p) 뒤쳐질 것이란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케빈 무뇨스 바이든 선거캠프 대변인은 "공화당의 인기 없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극단주의에 맞서 우리는 승리할 선거 의제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1년간 다양한 유권자들에게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게 아니라 고개를 숙이고 할 일을 하면서 2024년에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집토끼들이 떠난다…촉각 곤두세우는 민주당
로이터는 대체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해 온 다인종 및 젊은 세대 연합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30세 미만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단 1%p 차로 우세했고,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한자릿수로 감소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2%인데, NYT는 지난 수십년 간 공화당 후보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기록적인 지지율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슬로드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서 "이번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정당한 우려를 자아낸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또 출마한다면 민주당 후보는 그가 되겠지만, 그는 스스로에게 이익이 될지 아니면 국가에 이익이 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선거 전에는 우려가 컸고 지금도 우려가 크다"며 "우리는 우리만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경제'였다. ABC뉴스와 입소스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물가 상승이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고 답했다. 이들 중 35%는 공화당이, 21%는 민주당이 이 문제에 더 잘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측을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하지만 NYT는 낙태 문제와 관련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더 신뢰받고 있다고 전했다.
나이 또한 걸림돌이었다. 두 후보자 간 나이차는 4살에 불과하지만 NYT 조사에서 70%의 응답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엔 너무 나이가 들었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같은 질문에서는 19%만이 나이 문제를 들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여론조사들은 10월 말과 11월 초에 실시됐는데, 모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 이후의 여론을 반영한다. 현재 미국 곳곳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편에 선 것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NYT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문제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11%p 더 선호했다. 반면 ABC방송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민주당의 대응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7%p 더 높았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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