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발달장애 딛고 프로골퍼 됐다.."불가능한 걸 해내" (‘마이웨이’)[종합]
[OSEN=박하영 기자] ‘스타다큐 마이웨이’ 골프선수 이승민이 골프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2022년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주관한 US 어댑티브 오픈 대 챔피언으로 등극한 이승민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골프선수 이승민은 자폐성 발달장애를 극복하고 US 어댑티브 오픈 초대 챔피언에 등극, 발달장애인 최초 KPGA 투어 프로가 돼 화제를 모았다.
이날 이승민 어머니는 3살 무력 아들의 자폐성 발달장애를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의사가) 너의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 같다고 이런 표현을 하더라. 그 심정은 이루 말할 수도 없다. 말도 안하고 눈도 안 마주치고 자해라고 하나요. 소리도 지르고 어떻게 컨트롤 해줄 수 없는 행동을 했다”라며 당시 막막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이어 “'하늘이 노랗다',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는 느낌이었다”라며 “원인도 불분명하고, 교육법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었고, 미로를 헤매는 심정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승민 어머니는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건 어릴 때 꿈도 못 꿨다. 첫 번째 가진 소원은 자기 전에 ‘승민아 잘자’라고 하면 승민이가 ‘승민이 잘자’라고 했다. 자페성 발달장애 아이들의 특징적 언어 방식이 ‘반향어’라고 다른 사람의 말에 답을 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따라한다. 승민이는 언제쯤 대화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고민하고 걱정하고 그랬던 시절에 비하면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이승민 아버지는 “승민이가 4~5살 무렵, 골프 연습장에 가서 어린이 골프채를 쥐어줘 봤다. 처음 해보는 건데 공이 뜨더라. ‘신기하다? 안 가르쳐줬는데 어떻게 하지?’ 싶었다. 공을 치는데 소질이 있나 보다 생각했다”라며 회상했다.
그렇게 이승민은 어린 시절 골프에 흥미를 느껴 매진하게 됐다고. 이에 대해 이승민은 “처음에 재미 삼아 놀이로 골프를 쳤다. 계속 하다보니까 프로골퍼가 됐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승민은 발달장애인 선수 최초 KPGA 정회원이 됐다. 4전 5기 끝에 정회원이 된 그는 “2017년 6월 1일에 정회원이 됐다. 기분이 하늘 위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완전 놀랐다. 불가능한 걸 해내서”라며 뿌듯해했다.
이승민 어머니도 “역사의 한 장을 썼다고 할까. 그때는 전부 다 신문에서도 계속 ‘기적’이라고 했다”라며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이승민을 가르치는 윤슬기 코치도 등장했다. 그는 이승민이 슬로우 플레이로, 타 선수들의 경기에 방해가 되는 이승민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발벗고 나선 인물이다. 이에 윤슬기 코치는 “다른 사람이랑 똑같이 해야한다. 너가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다르게 하면 안 된다”라며 혹독하게 가르치려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이승민은 불만을 드러내며 돌발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고보니 아직 감정 조절에 서툴기 때문이라고. 윤슬기 코치는 “(이승민이) ‘형이 안 된다고 하니까 못 친거다’라고 골프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저한테. 그 코스에서 저랑 치고박고 하고 너도 나한테 골프채를 휘둘렀고 ‘나도 너를 업어치기를 했으니, 너도 나랑 같이 경찰서에 가야된다’ 했다. 경찰서로 가는 차안에서 울면서 싹싹 빌더라. 자기 이렇게 경찰서 가면 프로 자격 박탈된다고 엄마도 울고 애도 울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경찰서에 데리고 가서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성인이기 때문에 폭력을 하면 너도 처벌을 받는다. 이해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안해주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그거를 고쳐주려고 경찰서를 데리고 간 이후로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라며 일화를 전했다.
이승민 어머니는 “너무 죄송하죠. 아니 솔직히 아쉬울 거 하나 없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고 있는 제 아들이 한심하다. 만약 저라면 때려치우고 갈 거 같은데 눈 하나 깜작 안하는 우리 코치님이 너무 신기하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끝으로 윤슬기 코치는 “나는 매일 승민이에게 ‘형 자를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승민이가 프로 골퍼 대화에서 18번 홀에서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어릴 적부터 했다. 지능이 6살 정도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는 게 무엇일까 싶어서 이뤄주고 싶었다. 그때까지 같이 할 것”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mint1023/@osen.co.kr
[사진]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