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로 불리던 억만장자의 몰락…'징역 115년' 위기 처했다
'천재'로 불리던 억만장자 청년 샘 뱅크먼-프리드(31)가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암호화폐 스타이자 FTX 창립자인 뱅크먼-프리드이 사기 등 7개 혐의로 유죄 판결받은 내용을 집중 조명했다. 그러면서 "뱅크먼-프리드는 재판 동안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금융 기제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답했다"며 "그의 유죄 판결이 업계 저네에 대한 유죄 판결일지, 아니면 그 자신만의 유죄판결일지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이 설립한 FTX는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다.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인 조셉 뱅크먼과 바바라 프리드 사이에서 1992년에 태어난 샘 뱅크먼은 어릴 때부터 '수학 천재'로 불렸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 진학해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했다.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회사인 '제인 스트리트'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금융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17년 암호화폐 가격이 국가마다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차익거래를 시작했다.
미국에서 산 비트코인을 일본에 팔아 수익을 남기면서 '알라메다 리서치'를 세웠고, 알라메다 리서치에서 번 돈으로 2019년 암호 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암호 화폐 거래 건수가 치솟으면서 FTX의 기업 가치는 한때 320억 달러(약 42조원)에 달했다. 2021년에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400대 부자 순위에서 최연소이자 유일한 20대로서 32위의 순위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FTX는 지난해 파산했다. 언론 등을 통해 알라메다와 FTX의 재무 건전성에 의혹이 불거졌고, 이어 뱅크런(대량 고객 인출 사태)이 발생하면서 '코인판 리먼 사태'로 이어졌다. 2019년부터 알라메다 리서치가 자금난에 빠질 때마다, 뱅크먼-프리드가 FTX의 고객 자금을 빼돌려 빚 상환에 쓴 사실도 드러났다. 고객 자금으로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산 혐의, 불법 정치자금으로 1억 달러(약 1312억원)를 썼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결국 뱅크먼-프리드는 최근 금융 사기,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 2일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단 12명의 만장일치로 모든 혐의가 유죄로 판단됐다. 배심원들은 뱅크먼-프리드가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결론지었다. 1심 재판을 담당하는 미국 뉴욕남부연방지법은 배심원단 판단을 기반으로 내년 3월 28일에 선고를 내리기로 했는데, CNBC는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최대 형량을 받을 경우 형량이 115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형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뉴욕 검찰은 뱅크먼-프리드의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미 정치권에 1320억원가량의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곱슬머리에 후드티셔츠, 반바지를 입은 괴짜의 모습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재판에 출석할 때 머리를 자르고 회색 양복을 갖춰 입은 모습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사건을 담당한 데미안 윌리엄스 뉴욕 남부 지방 검사는 유죄 판결 후 취재진에게 "뱅크먼-프리드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 사기 중 하나를 저질렀다"며 "암호화폐 사업이 새로울 수 있고, 샘 뱅크드의 (사기) 방식이 새로울 수 있지만, 이런 종류의 부패는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비트코인의 가치가 최근 들어 더 상승하는 현상에 주목하며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선고에도 암호화폐는 멸망하지 않았다"며 "특히 비트코인은 전년 대비 110% 상승했다"고 주목했다.
그러면서 뱅크먼-프리드의 몰락으로 미국에서 암호화폐 단속이 시작됐다는 것에 의미를 전했다. 앞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사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고소했고, 증권거래위원회는 코인 베이스를 미등록 증권거래소, 브로커, 청산기관으로 운영하도록 기소했다. 현대 두 회사 모두 불법 행위를 부인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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