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하다 1볼에서 교체, "더 던질 수 있었지만, 결정 존중해"…벤자민이 보여준 진심

▲ 인터뷰 중인 kt 위즈 투수 웨스 벤자민. ⓒ수원, 박정현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박정현 기자] “나는 좀 더 던질 수 있다고 말했지만, 팀 상황이 급박했다. 코치진의 결정을 존중한다. 믿고 따랐다.”

웨스 벤자민(kt 위즈)은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5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5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팀의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kt는 선발 투수 벤자민의 호투 속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그는 야수들의 수비 실책에도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며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다.

개인적으로 아쉬울 법한 장면도 있었다. 6회초 벤자민은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권희동과 승부에서 공 1개를 던졌고, 볼카운트 1-0이 됐다. 그순간 김태한 투수코치가 공을 들고 마운드로 향했다. 벤자민은 자신의 강판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당황한 표정을 보였지만, 이내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구원 투수로 나선 손동현이 호투를 펼쳐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 마운드를 내려가는 벤자민(왼쪽 두 번째). ⓒ곽혜미 기자

▲ 벤자민. ⓒ곽혜미 기자

경기 뒤 만난 벤자민은 “나는 좀 더 던질 수 있다고 말했지만, 팀 상황이 급박했다. 코치진의 결정을 존중한다. 믿고 따랐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동료들에게 정말 수고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시즌 초 부상자가 많아 힘든 경기를 했는데 10위부터 2위까지 올라왔다. 모든 선수가 많은 노력을 했고,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라며 한국시리즈 진출 소감을 밝혔다.

벤자민은 kt에 진심이다. 팀이 원하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한다. 루틴과 컨디션 조절이 예민한 선발 투수지만, 항상 팀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하리라 외치는 선수 중 하나다. 그는 “물론 4일을 쉬고 던졌지만, (체력적 부담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정규시즌과 같다고 생각하며 차분하게 준비했고, 동료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인 것 같다.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좋은 에너지를 동료도 받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 벤자민은 올해 LG 킬러로 활약했다. ⓒ곽혜미 기자

kt가 2년 만에 한국시리즈 탈환을 위해서 넘어야 할 마지막 상대는 LG 트윈스다. 벤자민은 올해 LG에 유독 강했다. 개막전 호투(6이닝 1실점 무자책점)를 시작으로 5경기 4승 32⅓이닝 평균자책점 0.84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LG 킬러’가 부담이 되는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 말에 벤자민은 “어느 팀을 상대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몸 상태 회복을 잘하는 데 더 집중하려 한다. 또 내 앞에 좋은 선발 투수들이 먼저 나가기에 내 스케줄에 맞춰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벤자민은 “우선 잠실(LG 홈경기장)로 갈 수 있어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오늘(5일) 선수들 모두 아드레날린이 많이 나와 좋은 경기를 보여준 것 같다. 잠실에서 투구할 기회를 잡아 정말 행복하다. 팀이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항상 팬들의 서포트에 정말 감사하다. 팬들과 빨리 잠실에서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꼭 우승하고 싶다”라며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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