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승부 열쇠 경합주…정치 양극화에 ‘20세기 이후 최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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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결국 승자를 결정하는 것은 특정 정당이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표심이 왔다 갔다 하는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민주당 후보가 캘리포니아에서 아무리 표를 많이 얻어도 선거인단 54명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자원을 낭비하기보다는 더 공을 들이면 넘어올 가능성이 있는 주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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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결국 승자를 결정하는 것은 특정 정당이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표심이 왔다 갔다 하는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라고 할 수 있다. 유권자들한테 단순히 누가 더 많은 선택을 받는가가 전부인 일반적 선거와는 달리 선거인단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빼고는 전체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본선거에서 하나라도 많은 표를 얻는 후보가 주에 배정된 모든 선거인단을 확보한다.
주별 승자독식제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짜야 함을 뜻한다. 가령 민주당 후보가 캘리포니아에서 아무리 표를 많이 얻어도 선거인단 54명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자원을 낭비하기보다는 더 공을 들이면 넘어올 가능성이 있는 주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 차이가 3%포인트 미만인 곳은 조지아·애리조나·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미시간 7개 주였다. 이들 중 다수가 이번에도 경합주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인은 2016년 대선 때 의외의 승리를 거둔 전통적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주) 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미시간을 도로 뺏긴데다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우세 주)였던 조지아·애리조나까지 내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쪽은 민주당 지지세가 벽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한때 ‘블루 월’로 불렸던 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미시간을 되찾으려고 이들 지역에서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 때보다 몇 배 많은 텔레비전 광고비를 썼다.
2024년 대선은 정치 양극화 심화로 경합주가 줄고, 그래서 더욱 박빙인 승부가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온라인 매체 더힐은 민주·공화당이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이긴 곳을 계속 이긴다고 가정하면 선거인단 538명 중 민주당 후보는 232명, 공화당 후보는 219명을 확보하게 된다고 했다. 나머지 87명을 보유한 조지아·애리조나·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 6개 주가 초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시엔엔(CNN)은 경합주가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적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008년 이래 대선에서 50개 주 가운데 민주·공화 후보가 각각 20개 주에서 내리 승리했는데, 전체 주의 80%가 네차례 대선에서 같은 당을 계속 지지한 것은 20세기가 시작된 뒤로 처음이다. 나머지 10개 주 중에서도 중간선거나 주지사 선거까지 종합할 때 최근 한쪽으로 기우는 모습이 뚜렷한 주들을 제외하면 실제로 경합주는 조지아·애리조나·위스콘신·네바다 4곳으로 압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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