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스윕' 희생양 됐지만…'가을 돌풍' NC,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
PS서 3위 SSG 잡고 KT도 벼랑 끝 몰아…강인권 리더십도 조명
(서=뉴스1) 권혁준 기자 =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해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됐지만 올 시즌 '공룡군단' NC 다이노스의 돌풍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시즌 전 '강팀'으로 꼽는 이가 없을 정도로 우려가 많았지만, 주전급 젊은 선수들을 발굴했고 귀중한 경험까지 쌓게했다. 올해보다 내년, 그 이후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NC는 지난 5일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첫 2경기를 승리한 뒤 내리 3경기를 패한 NC는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2020년 이후 3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의 꿈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아쉬움이 적지 않다.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1승만을 남겼지만 이후 3연패로 플레이오프 역사상 3번째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됐다.
그렇지만 올 시즌 개막 전을 생각하면 NC는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낸 것임에 틀림없다.
지난 시즌을 6위로 마친 NC는 오프시즌에서 적지 않은 전력 유출이 있었다. NC 소속의 FA 선수만 무려 7명이었기에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 등을 감안해 박민우, 권희동, 이재학 등 3명만 잡았다. 양의지(두산), 노진혁(롯데), 원종현(키움), 이명기(한화) 등은 모두 다른 팀으로 떠나보냈다. 무엇보다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와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노진혁의 빈자리는 커 보였다.
또 다른 FA 포수 박세혁을 영입하고 토종 에이스 구창모를 '비FA 다년 계약'으로 묶어놓는 성과가 있었지만 전력이 약화되는 것은 불가피해보였다. NC가 포스트시즌 진출은커녕, 하위권에 전전할 것이라는 냉정한 예상이 많았던 이유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NC는 '약체'와는 거리가 멀었다.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의 1~3번 타자가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줬고,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는 '탈KBO급' 활약으로 리그를 초토화했다.
여기에 유격수 김주원, 3루수 서호철, 선발 투수 최성영과 신민혁, 불펜투수 류진욱과 김영규 등 젊은 선수들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두각을 드러내며 1군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 시즌 막바지엔 군 전역한 젊은 포수 김형준이 박세혁을 밀어내고 주전 포수로 올라서기도 했다.
물론 호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는 올해도 부상으로 고전하며 끝내 '시즌 아웃' 됐고, 6월엔 마무리투수 이용찬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의 음주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다. 7월엔 주축타자 박건우가 팀워크를 저해한 행동으로 강인권 감독의 눈밖에 나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NC의 팀 성적에도 당연히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NC는 흔들리지 않았다. 6월 이후 치고 나오며 상위권으로 올라섰고, 8, 9월 6할 이상 승률의 상승세로 한때 3위까지 차지하다가 최종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완벽한 신구 조화를 이루면서 리빌딩과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4위도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지만 정규시즌 막판 페이스가 흔들리며 순위가 떨어졌다는 점에서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5위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업셋'에 대한 이야기가 적잖이 나온 이유였다.
하지만 NC의 신구조화는 가을 들어 폭발력을 보였다. 두산에게 먼저 3점을 내주고도 10타점을 합작한 서호철, 김형준의 활약 속에 역전승을 거두더니, 준플레이오프에선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를 몰아붙이며 3연승으로 업셋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한 에이스 페디없이 이런 성과를 냈다는 것이 더 무서운 점이었다. 서호철을 시작으로 김형준, 박건우, 제이슨 마틴 등 매경기 '미친 선수'가 달랐고 김영규와 류진욱은 뒷문을 틀어막았다.
KT와의 플레이오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객관적 전력이나 체력적인 면 모두 KT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NC는 첫 두 경기를 잡으며 KT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 2020년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9연승으로 1987~1988 해태 타이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NC의 기세는 매서웠다. 더 이상 '언더독'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이었다.
다만 연승이 끊기고 난 뒤 NC의 기세는 빠르게 꺾였고, 막판 에릭 페디가 나오지 못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결국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적'을 쓰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즌을 마친 NC에겐 비판보단 격려가, 야유보단 박수가 더 어울린다. 올 가을 큰 경기 경험을 한 젊은 선수들이 내년 얼마나 성장할 지에 대한 기대감도 무척 크다.
정식 감독으로 첫 시즌을 마친 강인권 감독의 리더십도 각광받기에 충분했다. 다사다난했고 결코 쉽지 않은 시즌이었지만 강인권 감독은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안정적인 운영으로 팀을 이끌었다.
'초보' 딱지를 뗀 강인권 감독과 경험치를 쌓은 신예들의 성장까지. 내년 시즌의 NC는 언더독보다는 강팀에 더 가까운 팀일 것이 틀림없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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