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모바일쿠폰 차액 환급…확산 어려운 이유
가맹점 운영 브랜드, 정산·수수료 협의해야
쿠폰발행·포스·플랫폼 등 시스템 구축도 필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프티콘 등으로 모바일 상품 교환권 많이들 주고받으시죠? 스타벅스가 제품교환형(물품형) 모바일 상품권 미만의 제품을 구매할 경우 차액을 자사 카드에 충전해주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르면 오는 12월에 시스템 개발을 마친 후 해당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제품교환형 모바일 상품권을 사용할 때 쿠폰 금액보다 낮은 가격의 상품은 주문할 수 없었습니다. 제품 교환권보다 금액이 낮을 경우 차액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다른 제품을 돈을 더 얹어서 구매할 수밖에 없었죠. 이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를 유도한다는 불만도 많았습니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벅스도 할 말은 있습니다. 물품형 상품권의 경우 공정위 표준약관상 '권면에 표시된 동일 상품 교환'에 따라 권면 상품보다 낮은 상품을 제공하지 않도록 돼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경우 고객 사용 편의성을 위해 권면 가격 이상인 다른 상품의 교환도 허용하고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소비자 불만이 확산하자, 지난해 정치권에서도 스타벅스 차액 결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에 스타벅스도 황급히 개선작업에 들어간 것이죠. 스타벅스가 이 시장의 선두주자인 만큼 모바일 상품권을 취급하는 다른 업계에도 개선 작업이 확산될지 관심이 높습니다.
"차액 환불 어렵다"…고개 젓는 프랜차이즈들
기대와 달리, 다른 브랜드에서도 스타벅스식 '차액환불제'가 곧바로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반응입니다. 스타벅스는 1700여개의 매장이 모두 본사 직영이기 때문에 서비스 적용이 가능하지만, 가맹점을 거느린 다른 브랜드들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죠.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이디야커피는 제품교환권의 차액을 돌려주는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해 현재 여러 유관부서에서 논의 중이라고 하는데요. 수수료·정산 등과 관련해 가맹점주들의 의견 수렴과 시스템 변경 등 다양한 부분에서 협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 역시 비슷한 입장입니다.
SPC 관계자는 "상품권에 명기된 동일한 제품으로 교환하는 것이 우선이며, 권면가액보다 낮은 가격의 제품 결제는 불가하고 권면가액 또는 권면가액 이상 시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맹점주들에게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맹점들의 동의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수수료와 정산 문제 때문입니다. 제품교환권의 원래 금액보다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면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데, 그에 대한 수수료 배분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모바일 쿠폰은 브랜드사와 쿠폰발행사, 포스(POS)사, 쿠폰을 유통하는 플랫폼사의 계약으로 만들어지는데요. 소비자가 제품교환형 모바일 쿠폰을 매장에서 사용하면 매장들은 수수료를 부담하게 됩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거래되는 모바일 쿠폰의 경우 해당 제품 금액의 5~11%를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모바일 쿠폰 사용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본사와 가맹점이 수수료를 나눠 분담하거나 가맹점이 전액을 다 부담합니다. SPC와 이디야커피의 경우 고객이 매장에서 쿠폰을 사용할 경우 수수료의 50%를 본사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할리스커피는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가맹점주에 100% 전가해 오다가 최근에서야 절반을 나눠 내기로 했죠.
기술적 문제도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가맹점의 정산 문제도 있지만, 차액을 돌려주기 위해선 포스 내 추가 기능을 구현하고 발행 정책도 바꿔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제품교환권은 코드가 1대 1 매칭으로 세팅돼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차액을 돌려주는 시스템이 별도로 마련돼야 하는데 포스 시스템과 브랜드사의 애플리케이션 및 멤버십 시스템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쿠폰 발행 업계 관계자는 "교환권과 금액권은 세팅값에 따라 각각 포스기에 연동되는 구조"라며 "기존에는 교환권 차액에 대해 환불하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개발해야 하고, 기술적 문제가 해결된 후 브랜드와의 정산 구조도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모바일 상품권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시장이 커진 만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죠. 소비자와 브랜드사, 가맹점, 쿠폰발행사, 플랫폼 등 다자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긴 어려워 보이는데요.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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