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의 지휘자' 유리 테미르카노프, 84세 일기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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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로 국내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로부터도 큰 사랑을 받은 유리 테미르카노프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간) 고인의 음악적 고향에 해당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교향악단에서 엄수했다.
다만 고인은 거장 반열에 오른 이후인 2001년, 2006년, 2008년 등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가지며 한국의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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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봉 내려놓고 연주자들의 자율성 독려
여러 차례 내한 공연 갖는 등 韓과도 인연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로 국내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로부터도 큰 사랑을 받은 유리 테미르카노프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간) 고인의 음악적 고향에 해당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교향악단에서 엄수했다. 앞서 교향악단 측은 테미르카노프가 지난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병원에서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 사인이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후 고인은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음악가로서 꿈을 키웠다. 차츰 지휘에도 두각을 나타낸 고인은 1966년 개최된 소련 지휘자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가 되었다. 소련의 여러 관현악단으로부터 초빙을 받아 객원지휘자로 활동했고, 레닌그라드 오페라하우스의 수석지휘자로도 선임됐다. 1968년 35세의 젊은 나이로 레닌그라드 교향악단 음악감독에 발탁되며 소련을 넘어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고인은 특히 러시아 및 소련을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콥스키(1840∼1893), 라흐마니노프(1873∼1943), 프로코피예프(1891∼1953), 쇼스타코비치(1906∼1975) 등의 작품 해석과 연주로 명성을 얻었다. 지휘자로서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자유롭게 연주하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치중했다. 지휘봉 없이 맨손으로 지휘하는 모습은 고인의 겸손한 태도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음악가로 승승장구했으나 정작 고인은 공산당에 당원으로 가입하지 않았다. WP는 한 음악평론가를 인용해 “테미르카노프는 공산당에 들어가는 것을 피했다”며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소련이 해체된 뒤)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보리스 옐친이나 블라디미르 푸틴과도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다만 고인은 거장 반열에 오른 이후인 2001년, 2006년, 2008년 등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가지며 한국의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장 최근에는 2018년 1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교향악단을 이끌고 공연하려 했으나 갑자기 가족상을 당하며 내한 일정이 취소돼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이미 80세 고령으로 건강상 문제도 내한 취소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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