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안좋은데… 바디프랜드, 경영권 놓고 사모펀드 분쟁 재점화
지난 4월 이사진 해임 5개월 만
이의신청에 무고 고소…소송전
그 사이 계속 경쟁력 떨어지는 바디프랜드
헬스케어 가전기업 바디프랜드의 새 주인에 오른 사모펀드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 간 경영권 분쟁이 2차전을 맞았다. 지난 4월 한앤브라더스 측 경영진이 배임·횡령 의혹으로 해임되면서 일단락하는 듯했으나, 최근 경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상황이 변했다.
한앤브라더스는 바디프랜드 경영 참여를 위한 이사회 재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임·횡령 혐의로 한앤브라더스를 고소한 스톤브릿지캐피탈엔 무고 혐의로 맞고소도 할 계획이다. 매출 감소 등 실적 악화에 빠진 바디프랜드는 경영진 갈등이라는 악재가 다시 겹쳤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브라더스는 허명지 대표의 바디프랜드 이사회 재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허명지 대표가 횡령·배임 의혹으로 기타비상무이사에서 해임된 지 5개월 만으로, 주주제안 방식으로 내년 주주총회에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한앤브라더스를 상대로 제기한 배임·횡령 혐의 경찰 고소가 무혐의로 결론 난 게 이사회 재진입, 경영 참여 결정으로 이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를 받던 허 대표를 증거 불충분·무혐의 처분하고 검찰에 불송치하기로 했다.
한앤브라더스 측은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설립해 바디프랜드 지분을 인수하고 이후 회사를 공동 경영해 왔는데, 상대가 돌연 배임·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해임됐다”면서 “경찰의 무혐의 처분이 나온 만큼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앤브라더스는 2021년 8월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다. 지난 2022년 7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고 바디프랜드 새 주인에 올랐다. 프로젝트 펀드를 함께 조성한 공동 업무집행사원(GP)으로 사모집합투자기구 비에프하트를 설립, 경영권 지분 46.3%를 VIG파트너스로부터 인수했다.
인수 이후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김지훈 대표를, 한앤브라더스는 허명지 대표를 각각 바디프랜드 이사회 내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리며 경영에 참여했다. 같은 시기 바디프랜드 신임 대표이사에 오른 하나은행 은행장 출신의 지성규 대표도 이들 사모펀드가 함께 선임했다.
이들의 1차 분쟁은 올해 초 김 대표 등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허 대표의 경영상 배임·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김 대표 측은 허 대표가 해외 마케팅 및 영업 활동에 나서면서 과도한 보수를 수령했고, 불필요한 법인차량 리스 등 과도한 비용을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수천만원짜리 고급 가구는 물론, 샤워실까지 들여놓으려 했다’며 서울 강남경찰서로 허 대표와 한앤브라더스 인사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한앤브라더스는 프로젝트 펀드 출자자 총회에서 같은 이유로 공동 GP 자격도 잃었다.
바디프랜드를 둘러싼 사모펀드 간 경영권 2차 분쟁은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한앤브라더스가 경찰의 무혐의 결정을 앞세워 이사회 재진입과 GP 자격을 되찾겠단 방침을 정한 것은 물론,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 등을 무고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안을 꺼냈기 때문이다.
스톤브릿지캐피탈도 한앤브라더스의 무고 고소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경찰 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톤브릿지캐피탈 측은 “경찰 조사가 충실히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횡령·배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다시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바디프랜드 경쟁력 약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이미 잇따른 경영진 교체에 따른 내부 혼란으로 실적 악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헬스케어 가전 시장 1위 타이틀을 세라젬에 내줬다. 지난해 매출은 5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올해 들어선 상반기까지 2099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 넘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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