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리그 최고 수준, 그에게 좋은 날이 되지 않길"...'은사' 포체티노 겨눌 '제자' 손흥민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손흥민이 은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겨냥한다.
토트넘 훗스퍼과 첼시는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1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현재 토트넘(승점 26)은 2위에 올라 있으며, 첼시(승점 12)는 12위에 위치하고 있다.
런던 연고 두 빅클럽이 격돌한다. 지역 라이벌리는 물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존재로 기대감이 고조된다. 과거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포체티노 감독이 첼시 수장으로 친정팀을 상대한다.
토트넘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구사하는 공격 축구가 엄청난 기세로 무패를 이어가고 있다. 중심에는 캡틴 손흥민과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이 있다. 두 선수는 9월과 8월 PL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반면 첼시는 날개 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토드 보엘리 구단주 시대 이후 천문학적인 투자가 진행됐지만 오히려 이전만도 못한 모습이다. 토트넘을 떠나 파리 생제르맹(PSG) 시절 아쉬움을 남겼던 포체티노 감독 역시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경기에 앞서 포체티노 감독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비록 적이지만 친정과 마주하게 된 것에 "정말 특별하다. 함께 놀라운 추억을 만들었던 곳으로 4년 만에 돌아간다. 거짓말을 할 수 없다. 클럽을 떠난 당시는 힘든 상황이었다. 이제 여전히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흥미로운 순간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토트넘 팬들에게 환영을 받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는 점이다. 믿을 수 없는 여정을 함께한 클럽에 대한 내 감정과 견해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과거 'DESK 라인'을 가동해 황금기를 이끌었으며 손흥민 또한 주역 중 하나다. 현재는 델레 알리(→에버턴),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유), 해리 케인(→뮌헨) 모두 떠나 홀로 토트넘을 지키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내가 센터백으로 뛰지 않는다. 우리 센터백들이 손흥민을 막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손흥민이 환상적인 선수인 걸 알고 있다. 그는 리그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하나다. 손흥민에게 좋은 날이 되지 않길 바란다"라며 제자와 재회를 기대했다.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PL)를 대표하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득점 기록 단 하나만 보더라도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한다. 2016-17시즌부터 2022-23시즌까지 'PL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14골-12골-12골-11골-17골-23골-10골)'이라는 놀라운 기록도 보유했다. 토트넘 소속 통산 기록은 383경기 153골을 81도움 기록하며 리빙 레전드로 활약하고 있다.
토트넘과 동행을 이어온 지 어느덧 8년. 올 시즌부터는 캡틴이 됐다. 황금기를 이끌었던 DESK 라인이 해체되고 주장 위고 요리스가 물러나고부터다.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이 주장으로 임명됐다. 2014-15시즌부터 주장을 맡았던 요리스로부터 이어받았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부주장으로 임명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캡틴 손흥민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동료들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은 정말 대단했다. 손흥민은 PL 사무국이 선정하는 9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4라운드 번리전(5-2 승, 3골), 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2-1 승, 침묵), 6라운드 아스널전(2-2 무, 2골), 7라운드 리버풀전(2-1 승, 1골)까지 4경기 동안 무려 6골을 쓸어 담았다.
번리전 해트트릭은 센세이션했다. 전반 16분 동점골이자 첫 골, 후반 9분 쐐기골이자 멀티골, 후반 21분 해트트릭으로 정점을 찍었다. 시즌 마수걸이 득점포가 해트트릭으로 완성된 것. 당시 손흥민은 PL, 영국 공영방송 'BBC',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서 선정하는 이주의 팀을 모두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셰필드전에선 아쉽게 침묵했다. 대신 부진에 빠졌던 히샬리송이 골망을 갈랐다. 말 그대로 극장승이었다. 수비적으로 내려앉은 셰필드에 선제 실점을 내주며 위기에 봉착했지만 종료 직전 히샬리송과 쿨루셉스키 연속골 덕분이었다. 손흥민은 "히샬리송 득점이 내 골보다 더 기뻤다! 히샬리송은 지난주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그를 어떻게 도울지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자신이 터뜨린 골처럼 기뻐했다.
아스널전에선 다시 비상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 지휘 아래 완성도를 높여가는 아스널과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이후 확 달라진 토트넘이 북런던 더비에서 격돌했다. 아스널은 부카요 사카 득점으로 앞서갔지만 토트넘은 손흥민 멀티골로 응수했다. 전반 42분 데스티니 우도지 컷백을 마무리해 첫 골을, 후반 10분 조르지뉴 차단 이후 역습에서 제임스 메디슨 패스를 받고 슈팅해 멀티골을 완성했다.
천적 리버풀까지 잡았다. 히샬리송과 호흡이 눈부셨다. 전반 36분 메디슨 침투 패스가 라인 브레이킹을 시도하는 히샬리송에게 연결됐다. 문전으로 건넨 컷백을 손흥민이 가볍게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리버풀 수비 둘 사이를 정확히 파고든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유럽 통산 200호골을 기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8라운드 루턴전(1-0 승, 침묵) 이후 9라운드 풀럼전(2-0 승, 1골 1도움)에서 다시 득점을 터뜨렸다. 전반 36분 판 더 펜 전진과 히샬리송 패스에 이어 정교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9분 매디슨과 합작품을 통해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손흥민은 '찰칵 세리머니'는 물론 매디슨과 '다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승리를 만끽했다.
10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2-1 승, 1골)에서 연속골을 기록했다. 후반 21분 사르 전환부터 시작된 공격. 교체 투입된 브레넌 존슨이 머리로 볼을 살린 다음 매디슨과 패스를 주고받았다. 중앙으로 내준 컷백이 손흥민에게 닿았고 침착히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완벽한 공격 전개를 거친 끝에 터뜨린 귀중한 골이었다.
이처럼 손흥민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를 강타하고 있는 엔제볼에 있어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토트넘과 첼시 맞대결은 '은사' 포체티노 감독과 '제자' 손흥민 승부로도 주목된다. 사제지간이 벌일 한판 싸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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