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맞은 은행권, 상생금융 보따리 더 푼다

김남이 기자, 이용안 기자 2023. 11. 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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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이승열 하나은행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그룹 부회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서울 광장시장 내 한 노점에서 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종노릇', '갑질', '독과점' 등 윤석열 대통령의 연이은 날선 비판에 은행권이 추가 상생금융안 마련에 나섰다. 이달 중순 5대금융지주 회장단과 금융당국의 수장이 만나 금융지원 방안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장이 현장에 직접 나가 소상공인과 소통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16일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를 준비 중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등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윤 대통령의 '은행 독과점' 지적 후 금융당국과 지주회장단 모임으로 소상공인 중심의 취약계층 금융지원 방안 등이 회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각 금융지주는 이자 부담 감면, 저금리 대환 대출 등의 지원방안 마련에 나섰다. 주말에도 각 지주 경영진들은 머리를 맞대고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3일 오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긴급소집해 상생금융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임 회장은 상생금융 정책을 신속하게 실행할 것을 주문하면서 각 계열사 별로 '금융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은 어려울 때 국민 도움을 받아 되살아난 은행인 만큼 진정성 있는 상생금융으로 국민께 보은해야 한다"면서 "지난번 발표했던 상생금융 약속을 지키는 것에 더해 좋은 방안들을 찾아서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조만간 대규모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크게 △소상공인 △자영업자 △미래세대(청년)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맞춤형 상생금융 패키지의 기본 설계를 마치고, 세부 사항을 다듬고 있다.

하나은행은 개인사업자 고객 30만8500여명을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원리금 상환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인사업자대출 차주 11만명을 대상으로 약 665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며 원금상환 또는 이자상환을 유예해온 고객(2500여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전월 납부한 이자를 매달 돌려주는 방식 등이다. 또 금융취약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300억원규모의 에너지 생활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지원 대책 발표에 맞춰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그룹 부회장),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등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직접 찾아 소상공인에게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추가 지원방안 마련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시대에 자영업자 손님들에게 실질적 보탬이 되는 금융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며 "사장님들이 힘을 내실 수 있도록 서민금융 확대 등 내실 있고 촘촘한 지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손님들의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주도로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금융지원 안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진정성있는 지원책을 준비하기 위해 주말에도 회의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이번주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상생금융협의회'를 중심으로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은행권의 추가 상생금융 방안은 금융당국과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 시점에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 대출 금리 인하, 연체이자율 감면, 추가대출 지원 등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했다. 기대효과는 9524억원 수준으로 지난 8월 말까지 4387억원 규모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간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추가적인 상생금융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선 상황"이라며 "상반기 발표한 방안보다 더 실질적으로 도움 되고, 지원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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