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타대에 100억원 쏟았지만… 남은 건 외면뿐

최종일 기자 2023. 11.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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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 운영비 등 7년간 재정지원
유타대, 서울과 CMI 입주 추진 MOU
지역 활성화 나몰라라 지적에 “배신 할 일 없어”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의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 전경. 최종일기자

 

인천글로벌캠퍼스(IGC)에 있는 미국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가 서울바이오허브에 의료혁신센터(CMI) 입주를 추진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유타대는 지난 7년 동안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유타대는 지난 2020년 인천경제청에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와 시너지를 위해 ‘유타대 CMI’를 인천 송도에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 유타대는 이를 통해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와 인천스타트업파크 등과의 연계를 통해 바이오 스타트업의 활성화 생태계를 마련하고자 했다.

그러나 유타대는 지난달 10일 서울시와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 CMI 입주 및 협력을 위한 MOU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 유타대는 지난 7월부터 서울시 담당 부서와 서울바이오허브 등과 관련 논의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시가 바이오 스타트업의 산·학·연·병을 연계하는 바이오클러스터로 인천시가 송도에 추진하고 있는 K-바이오랩허브와 설립 목적이 유사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내년 4월에 문을 여는 글로벌센터에 유타대 CMI가 들어올 공간을 마련했다”며 “유타대 측에서 당일 갑작스럽게 MOU를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타대가 입주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MOU는 올해 안에 다시 재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 안팎에서는 유타대가 인천경제청 등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왔으면서도 지역의 산업 생태계 활성화 역할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창호 시의원(국민의힘·비례)은 “유타대는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자리하면서 사용료 감면도 받고, 시비와 국비로 운영비 등의 비용을 지원받아 캠퍼스를 운영해 온 만큼 지역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유타대는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타대는 지난 2013~2022년까지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운영비 등으로 총 100억8천만원을 지원받았다. 인천경제청은 재정 편의를 위해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2만2천221㎡(6천733평)의 연 사용료도 받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유타대 CMI가 서울로 간다면 그동안 받은 지원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타대의 MOU 움직임을 알자마자 바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유타대 CMI는 차질 없이 송도에 들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타대 관계자는 “학교와 산학협력단이 있는 인천을 배신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단지 다양한 대한민국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 역시 검토하는 과정이었고, 더 많은 기업에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OU는 확정적인 협약도 아니고, 인천에 유타대 CMI가 들어서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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