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당 공식 기구서 제기된 ‘의원 특권 축소’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의원 숫자 10% 감축, 세비 삭감 등을 당에 요구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국회의원의 과도한 특권을 줄이자는 것이다.
불체포특권 등 의원 특권 포기는 여야가 선거 때마다, 그리고 혁신위를 꾸릴 때마다 내건 단골 메뉴였다. 의원 숫자 감축 등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도 지난 6월 출범시킨 혁신위에서 불체포특권 포기 등 혁신안을 내놓았고 이재명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지만 결국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세비를 깎겠다는 공약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국의 의원 세비는 연간 1억5426만원으로, OECD 국가 3위 수준이다. 평균 가구 소득(약 6400만원)의 2배가 넘는다. 여야는 그동안 각종 특권과 특혜를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국민을 속여온 것이다. 지난봄 특권 폐지 운동을 펼치는 시민 단체가 국회의원 전원에게 특권 폐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찬성 의견을 밝힌 의원은 7명뿐이었다. 아무리 비판받아도 기득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청담동 술자리’ 등 가짜 뉴스를 퍼트려도 처벌받지 않은 김의겸 민주당 의원 사례에서 보듯 국회의원 특권 손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 여론도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지난 6월 여론조사에선 65%가 의원 정수 축소를, 지난 3월 조사에선 85%가 세비 감축에 찬성했다. 의원들이 누리는 온갖 혜택은 무려 186가지나 된다고 한다. 이런 특권을 누리고도 하는 일이라곤 정쟁과 방탄, 입법 폭주와 꼼수, 혈세 낭비뿐이니 비판 여론이 높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국회의원은 특권을 누리고 행세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자리다. 그런데도 그 숱한 특권은 여야 의원들이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자기 밥그릇이 걸린 문제면 의기투합해 하나둘씩 만든 것이다. 의원들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줄이거나 폐지할 방법도 없다. 특권 축소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고 21대 국회도 끝나가는 지금이 과다한 특권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정비할 호기일 수 있다. 이 문제에 전향적 움직임을 보이고 성과를 내는 정당이 내년 총선에서도 유리할 것은 자명하다. 인요한 혁신위가 띄운 특권 축소 요구에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등 야당도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쇠솥에 밥·찌개 끓인 후 한껏 올라간 집밥 맛
- 벨트 하나로 EMS·온열·진동 3중 관리, 허리 통증에 온 변화
- 1++ 구이용 한우, 1근(600g) 7만2000원 특가 공구
- 84세 펠로시, 2년 뒤 또 출마?… 선관위에 재선 서류 제출
- 트럼프, 월가 황제 JP모건 회장도 “내각서 배제”
- 광주서 보기 드문 초대형 단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 거주 후 분양 전환 가능
- 혼잡 통행료 시행하겠다는 뉴욕주, 트럼프 “가장 퇴행적인 세금”
- “트럼프 측, IRA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계획”
- 교육·문화 2892억, 사회통합에 603억
- 서울시 ‘남녀 미팅’ 참가 경쟁률 33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