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당 후 신당” 이준석, 구태 같은 ‘청년 정치’ 결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거론하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거 같다. 이제 엎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 데 이어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만나러 찾아온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시종 영어로 말하면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조롱하듯 윤석열 대통령과 측근을 저격했다. 한국 정치에서 직전 당대표를 지낸 사람이 탈당해 신당을 만든 경우는 드물다. 실제 탈당을 결행한다면 이 전 대표가 낡고 고인 한국 정치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던 많은 국민에게 실망과 아쉬움을 남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친윤 핵심들과 줄곧 갈등을 빚었다. 자신에 대한 징계 문제를 놓고 석 달간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당 대표이면서 당을 피고로 소송까지 냈다. 이 전 대표로선 대통령과 측근들이 자신을 몰아내려고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 상당수는 이 전 대표의 거친 언사와 가벼운 처신에도 공감하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당내 문제를 내부 대화로 조정하고 풀기보다 장외에서 비난하고 조롱하는 식으로 대처했다. 지금 국민의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것은 윤석열 대통령 책임이 크지만 이 전 대표의 이런 행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전 대표가 30대 나이로 당 대표가 됐을 때 낡은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이 많았다. 그가 내세운 ‘청년 정치’가 고질적인 보수·진보 대립 구도와 586 정치를 깨 주기를 원했다. 한때 ‘이준석 현상’이라고 부를 만한 바람이 불었고 이것이 서울 부산시장 선거 승리와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에게 기대를 갖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 전 대표가 극단적 내분을 상징하는 인물로 변해간 현실에 실망하고 있다. 이 전 대표도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당 대표 선거 출마 때 “저는 이 당에 무한한 주인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당 대표로 뽑힌 뒤엔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이 있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용기가 있다”고 했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지 자문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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