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144] 새장에 갇힌 새(Caged Bird)
새장에 갇힌 새(Caged Bird)
자유로운 새는
바람을 등지고 날아올라(...)
그의 날개를
주황빛 햇빛 속에 담그고
감히 하늘을 자신의 것이라 주장한다.
(...)좁은 새장에서 뽐내며 걷는 새는
그의 분노의 창살 사이로
내다볼 수 없다.
날개는 잘려지고 발은 묶여
그는 목을 열어 노래한다(...)
겁이 나 떨리는 소리로
잘 알지 못하지만 여전히
갈망하고 있는 것들에 관해,
그의 노랫소리는
저 먼 언덕에서도 들린다.
새장에 갇힌 새는
자유에 대해 노래하기 때문이다(...)
-마야 안젤루(Maya Angelou)
(강희원 옮김)
김승희 선생님이 엮고 쓴 책 ‘남자들은 모른다’에서 ‘새장에 갇힌 새’를 보자마자 마야 안젤루의 자서전 ‘나는 새장 속의 새가 왜 노래하는지를 안다(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가 생각났다. 미국의 백인들에게 흑인 여성의 삶을 아주 구체적으로 이해시킨 마야의 자서전 축약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시에서 시인은 ‘자유로운 새’와 ‘새장에 갇힌 새’를 비교하며 자유를 말한다. “분노의 창살”이라는 표현이 흥미롭다. 분노에 갇힌 새는, 분노의 포로가 된 사람은 자신의 감옥에 갇혀 밖을 잘 보지 못한다.
내 자유가 소중하면 다른 사람의 자유도 소중하고, 내 생명이 소중하면 다른 이들의 생명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가자에 폭격이 멈추고, 하마스가 데려간 이스라엘 인질들이 풀려나고 중동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빈다. 폭력에 더 큰 폭력으로 대항하는 분노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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