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여권, 용퇴·험지출마 요구에 “지역 정치권 무력화”

국힘 혁신위원장 발언 파장
쇄신 대상의원 사이 “해당 행위”
도 여권 ‘예의주시’ 후폭풍 예상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지도부와 중진의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결단하라고 요구하면서 강원도내 여권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최근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걸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놓고 당내에선 “당에 핵폭탄이 떨어졌다”는 반응이다. 특히, ‘친윤 핵심 용퇴론’이 그간 인적 쇄신 무풍지대였던 여당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몰린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으로 당장 불똥이 튀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당내 일각에선 친윤계 의원들이 속한 강원 여권의 지형을 주목하고 있는 기류다. 도내 여권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이 강릉 연고라는 점에서 강원 여권은 대선 승리 이후 여의도 정치권에서 ‘외가 정권’으로 지칭됐다.

또, 도내 여권 의원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당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 정권 출범 과정에서 또 다른 역할을 했다. 친윤계 의원들을 겨냥한 인 위원장의 내년 총선 불출마 및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와 관련, 당내에선 ‘정치 전문성을 도외시한 요구’ 등 불만의 목소리를 표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당장 쇄신대상으로 지목된 의원들 사이에선 “선거판을 모르는 해당 행위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한 지역정치권을 무력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도내 여권은 혁신위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원 의석 총 8석 가운데 6석을 차지, 여권 파워를 결집하고 있다. 도내 여당 의원들은 모두 5선과 4선, 3선, 재선 도전을 기정사실화 하며 국회와 지역을 분주히 오가고 있다.

도내 여권 한 관계자는 “총선을 대비한 고강도 혁신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우선 총선 승리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혁신안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며 “기계적 중진 차출론을 중심으로 당내 중진 의원들을 험지 등 수도권으로 차출하겠다는 것은 지역정치권의 정서를 잘 모르는 얘기”라고 전했다.

이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