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3000만개의 전쟁

박미현 2023. 11. 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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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어난 전쟁에 이어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간 전쟁이 격렬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접경지 마을 민간인 공격에 응전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촌 집중공격으로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급기야 유엔총회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가 나왔다.

언론은 '이스라엘-하마스'라는 하나의 전쟁을 뉴스로 다루고 있지만, 실상전쟁지대에 놓인 수십만명 수백만명은 서로 각기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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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어난 전쟁에 이어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간 전쟁이 격렬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접경지 마을 민간인 공격에 응전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촌 집중공격으로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급기야 유엔총회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가 나왔다. 반대 14, 기권 45표에 압도하는 120표 찬성으로 가결됐다. 적어도 물과 에너지를 공급하고 의료용품과 같은 구호물품 전달은 확보돼야 한다는 결의였다.

언론은 ‘이스라엘-하마스’라는 하나의 전쟁을 뉴스로 다루고 있지만, 실상전쟁지대에 놓인 수십만명 수백만명은 서로 각기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과 한국여성평화연구원이 11월 3일 강원대에서 주최한 ‘여성, 전쟁과 평화’ 학술심포지엄은 전투 위주의 관점으로 전쟁사에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전쟁 실체를 설명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음을 새삼 일깨웠다. 한국전쟁을 비롯해 태평양전쟁, 중일전쟁, 독소전쟁 등에 참전한 여성군인과 민간여성 체험은 일반적으로 간주되는 전쟁과 거리가 있다.

2차세계대전 독일 방어에 나선 소련 스탈린체제에서 ‘잔 다르크가 된 자기 모습’을 떠올리며 참전한 10대 소녀들은 정작 전선에서 몸에 맞는 전투복이나 위생 조치조차 없었고 오히려 군내 성적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후 여성군인들은 자랑스러워해야 할 훈장을 감춰야 할 정도로 악소문이 유포돼 사회적인 냉대를 받았다는 보고였다. 전쟁 중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력 한 사실은 대부분의 전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상대국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군사전술 차원에서 여성 집단강간을 독려한 행태도 드러났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강원, 경기, 인천 접경지 거주 고령 여성들의 경험과 삶을 조명한 세션이 있었는데, 한마디로 한국전쟁은 3000만개의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각기 다른 죽음의 공포와 야만적인 폭력을 대면해야 했다. 또한 남북 국경지대 척박한 지역에서 삶을 일구며 70여년간 변화 발전시켜 온 주체라는 자부심과 ‘전쟁은 안 된다’라며 남북 교류에 대한 여러 제안을 내보였다. 접경지 다양한 주민의 목소리가 거대한 이념 대결 담론에 묻히지 않도록 새로운 시각과 후속 관심이 필요함을 알린 자리였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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