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도 마법의 여정' KT, 2패 뒤 3연승 역스윕 기적...LG 기다리는 KS 진출(종합. 멘트 추가)
KT는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NC다이노스를 3-2로 누르고 3승 2패로 PO 시리즈 최종 승자가 됐다.
KT는 ‘마법구단’이라는 별명답게 정규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을 시작해 최종 2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NC에 1, 2차전을 먼저 내줘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전부터 내리 세 경기를 모두 따내면서 ‘리버스 스윕’(역싹쓸이)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PO에서 1, 2차전을 먼저 내준 뒤 3, 4, 5차전을 따낸 경우는 1996년 현대 유니콘스와 2009년 SK 와이번스에 이어 올해 KT가 역대 세 번째다. 확률로 환산하면 겨우 11.8%밖에 안 되는 확률을 KT가 이뤄냈다. 1996년 당시 김재박 감독이 이끌었던 현대유니콘스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했던 쌍방울 레이더스에 먼저 2패를 당했지만 내리 세 경기를 이겨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다. 2009년에는 김성근 감독의 SK와이번스가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두산 베어스에 1, 2차전을 내리 진 뒤 3경기를 쓸어 담아 시리즈 승리를 이뤘다.
천신만고 끝에 PO 무대를 통과한 KT는 오는 7일부터 정규시즌 1위 팀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벌인다. 공교롭게도 통신 라이벌끼리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로울 전망이다. KT가 KS에 나서는 것은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1년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다.
반면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준플레이오프 3연승을 거쳐 플레이오프 1, 2차전까지 승승장구를 거듭했던 NC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혀 끝내 아쉬움 속에 가을야구를 마무리했다.
패하면 끝나는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NC였다. 2차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쳤던 토종 선발 신민혁은 이날도 초반에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 사이 NC는 3회초 KT 유격수 김상수의 연속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뽑았다. 3회초 1사 후 김형준, 김주원의 타구를 김상수가 잇달아 뒤로 흘렸다. 후속타자 손아섭의 좌전안타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서호철의 희생플라이가 0의 균형을 깼다.
NC는 5회초에도 추가점을 냈다. 선두타자 김형준의 우측 펜스 상단을 직접 맞히는 2루타로 기회를 잡았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손아섭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때려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4회까지 신민혁에게 완벽하게 눌린 KT 타선은 5회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5회말 1사 후 장성우가 우측 2루타로 찬스를 만든데 이어 문상철의 좌전 안타를 묶어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때 대타로 나선 김민혁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김민혁은 같은 이름을 가진 신민혁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선상 2타점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2-2 동점이 됐다.
KT는 내친김에 6회말 공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김상수, 황재균의 연속 안타와 앤서니 알포드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4번 타자 박병호가 병살타를 쳤다. 그 사이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았고 이는 KS 진출을 이루는 결승점이 됐다.
KT 마운드도 이날 빛을 발했다. 선발 에스 벤자민은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6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손동현(2이닝)-박영현(1이닝)-김재윤(1이닝)도 남은 네 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3-2, 1점 차 앞선 상황에서 KT는 9회초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투입했다. 김재윤은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간단히 제압하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가을 두 번째 세이브이자 PS 개인 통산 5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상금 300만원이 주어지는 PO MVP는 KT 구원투수 손동현에게 돌아갔다. 손동현은 5차전 2이닝 무실점 포함, PO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1홀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꼴찌에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2패를 당했을 때도 여기서 끝날 거라고 생각 안했다”며 “3차전만 잡으면 선발투수를 앞세워 4, 5차전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오늘 시리즈가 끝난 만큼 내일 선발로테이션 등을 잘 고민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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