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아빠가 4세 딸 납치해 獨공항서 무장 대치 “딸과 떠나게 해달라”

18시간 만에 체포... 딸 무사
아내와 양육권 분쟁 중

4살 딸을 납치해 무장인질극을 벌인 남성이 18시간 만에 체포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함부르크 공항에서 아내와 양육권 다툼을 벌이던 30대 남성이 네 살배기 딸을 납치해 무장 인질극을 벌였다. 소동은 밤을 꼬박 새워 18시간 만에 일단락됐으며 딸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남성 A(35)씨는 전날 오후 8시12분쯤 아우디 차량을 몰고 함부르크 공항 북측 출입구로 들어가 터미널 앞 계류장까지 이동했다. 이후 휴대한 총기로 두 발의 총탄을 발사하고 두 개의 화염병을 밖으로 던져 불을 냈다.

그는 앞서 아내와 함께 있던 네 살배기 딸을 납치해 차에 태운 뒤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와 양육권을 두고 분쟁 중이며, 딸과 함께 여객기를 타고 튀르키예로 떠나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 아내가 ‘남편이 아이를 납치해 공항으로 데려가고 있다’고 신고했다”며 “양육권 분쟁이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밤을 꼬박 샌 무장 대치는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저항 없이 체포되며 이날 오후 2시30분쯤 마무리됐다. 발생 18시간 만이다. 딸은 다행히 건강 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엑스(X)를 통해 “인질 상황은 끝났다”며 “범인은 딸과 함께 차에서 내렸고 아이는 무사하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는 대규모 경찰 병력이 출동했다. 항공편 이착륙도 모두 중단됐고 터미널 출입구도 봉쇄됐다. 이륙 준비 중 A씨 차량에 가로막혔던 튀르키예 항공 여객기 승객들도 모두 대피했다. 긴급한 상황은 정리됐으나 공항 주변 정리 등으로 인해 시설 및 여객기 운행 재개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함부르크 공항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진입로와 터미널 개방 시점에 대해 경찰과 긴밀히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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