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전공 병사, 중대장과 팔씨름 하다 골절상…고소 이어 재정신청까지

병사 측 “전역 후 계획에도 차질…군 검찰 불기소는 부당”
중대장 측 “중대장이 밀리던 중 사고…찍어누르기 없었다”

연합뉴스

중대장의 요구에 팔씨름을 하다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병사가 제대 후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 군 검찰이 중대장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린 데 대한 반발이다.

강원도 한 육군 부대 중대장인 김모 대위는 지난 2월 당시 상병 이모 씨에게 팔씨름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씨는 수락하고 팔씨름을 하던 중 오른팔 상완골 골절상을 입었다.

이씨는 다음 달 과실치상 혐의로 김 대위를 고소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육군 수사단에 제출했다. 이씨 측은 김 대위가 중대장의 병사 지휘권을 이용해 팔씨름을 하자고 압박했다며 강요죄도 함께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팔씨름을 좋아하는 중대장이 지속해서 팔씨름을 하자고 강요했으나, 이를 줄곧 피하던 이씨가 사건 당일 눈치가 보여서 거절하지 못하고 원치 않는 팔씨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체육 관련 학과를 다니다 입대해 군 생활 동안 부상을 극도로 조심했으나, 이 사고로 인해 지난 8월 전역한 뒤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대위 측은 팔씨름을 강요한 일이 없다고 맞섰다. 부대 관계자들은 군 수사에서 당시 팔씨름을 강요하는 분위기도, 이씨의 명확한 거절 표현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김 대위 측은 더욱이 이씨의 골절은 김 대위가 팔씨름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위가 힘으로 상대를 찍어누르기 같은 무리한 행동을 해서 골절이 발생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군 검찰은 지난 8월 김 대위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따라 중대장에 대한 부대 자체 징계나 인사 조처도 없었다.

결국 이씨 측은 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고등법원에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재정신청을 제기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