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산불 1년 6개월…더딘 복구 ‘산 넘어 산’
[KBS 춘천] [앵커]
지난해 4월 양구에서는 대형 산불이 나 축구장 크기 1,000개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그런데, 산불이 난 지 1년 6개월 이상 지났지만, 새로운 나무를 심기는커녕 벌채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복구 작업이 더디기만 합니다.
왜 그런지 이청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대한 불길이 산을 집어삼킵니다.
밤낮없이 40시간 넘게 계속된 불로 산림 720만㎡가 소실됐습니다.
축구장 크기 1,008개 규모입니다.
낙엽을 태우던 불씨가 강풍에 날리면서 대형 산불로 이어졌습니다.
1년 6개월이 지난 산불 현장입니다.
지금 보이는 것처럼 나무 대부분이 이렇게 검게 그을린 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산림 복구의 첫 과정은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는 일인데, 벌채 속도가 더디기 때문입니다.
벌채는 전체 피해 면적의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박종화/양구군 국토정중앙면 : "그래도 우리 양구군을 대표하는 산림인데 빨리 복구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양구 산불 피해지 90%는 사유림으로, 피해 산주들이 직접 벌채를 해야 하는 상황.
60억 원이 넘게 들 전망인데, 큰 금액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위탁받은 산림조합이 벌채목 판매 수익으로 비용을 마련하고 있지만, 계속 적자입니다.
[유창혁/양구군산림조합 상무 : "나무를 벌채하고 판매하여 그 경비를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산불, 불 난 나무 같은 경우는 수요처가 거의 없습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복구비의 70%를 국비로 지원받아 벌채가 77% 완료된 강릉 경포와는 대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은주/양구군 산림조성팀장 : "복원 자체라는 개념도 늦어지는 거고요. 그리고 시기를 잃다 보면 비용이 조금 더 들어가는 부분이 생기는 거고..."]
양구군은 당장 급한 대로 벌채목 수집 운반 비용을 지원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이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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