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가, 상속세 내려 주식 2조6천억원 매각

홍라희·이부진·이서현 모녀
내년 4차 분할납부분 마련용

삼성 총수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2조6000억원어치를 처분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라희 전 리움 관장(사진)은 삼성전자 주식 1930여만주(지분 0.32%),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40여만주(0.04%),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810여만주(0.14%)에 대해 하나은행과 주식처분신탁 계약을 맺었다. 계약 내용과 목적은 ‘유가증권처분신탁(상속세납부용)’으로 공시됐다.

삼성전자의 지난 3일 종가(6만9600원)를 기준으로 하면 매각 금액은 홍라희 전 관장 1조3450억원, 이부진 사장 1671억원, 이서현 이사장 5640억원이다.이부진 사장은 추가로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지분도 매각한다. 앞서 그는 지난달 31일 삼성물산(0.65%), 삼성SDS(1.95%), 삼성생명(1.16%) 주식을 매각하기 위한 신탁 계약도 맺었다. 최근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총 4993억원어치다.

삼성 총수 일가가 이번에 상속세 마련을 위해 매각하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주식 가치는 총 2조6000억원 규모다.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삼성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세금을 수년간 나눠 매년 1회 납부하는 제도)를 활용해 2021년부터 5년 동안 6회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현재 유족들은 3차분까지 납부했으며, 내년 4월까지 4차분을 내야 한다. 이번에 주식 매각으로 조달한 자금은 4차분 납부에 쓰인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