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라 인간, 창고 정리는 내가 해줄 테니”
영화 인터스텔라 ‘타스’ 닮은꼴
사람과는 닮지 않은 외형이지만
짐 옮기기 등 다양한 노동 최적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타스’처럼 동체에 달린 여러 개의 기다란 막대를 팔과 다리처럼 펼치거나 오므려 다양한 움직임을 구사하는 신개념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이 로봇은 인간 형상은 아니지만, 짐을 여기저기 옮기고 전력 케이블을 감는가 하면 화분에 물을 주는 작업 등을 거뜬히 해낼 수 있다.
과학전문지 뉴아틀라스 등은 최근 독일 프라운호퍼 재료·물류 연구소가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옮기는 작업 등을 할 수 있는 로봇 ‘이보봇’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보봇은 사람처럼 생기지 않았다. 몸통에 머리와 팔다리가 달린 모습이 아니다. 이보봇은 2014년 개봉한 미국 SF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로봇인 타스나 ‘케이스’와 유사하다.
타스와 케이스는 동작하지 않을 때는 다리를 접어 똑바로 세워놓은 밥상 같은 형상이다. 그러다 이동이 필요하면 동체에서 막대 몇개를 펼친다. 이 막대를 다리 삼아 지면에서 걷거나 달린다. 인공지능(AI)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팔 역할을 하는 막대를 움직여 우주선을 조종하거나 사람을 안아 올려 구조도 할 수 있다.
이보봇도 타스나 케이스처럼 동체에 달린 막대를 펼쳐 임무를 수행한다. 막대 2개에는 바퀴가 달렸는데, 이는 지상에서 주행할 때 사용한다. 나머지 막대 2개는 물건을 잡는 손이나 팔 역할을 한다.
프라운호퍼 재료·물류 연구소가 이보봇이 시험 작동하는 모습을 찍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난다.
이보봇은 창고에서 물건을 들어 특정 선반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물론 무거운 가방을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다. 물뿌리개를 잡아 화분에 물을 주거나 건설현장에서 전력 케이블을 감는 일도 한다. 사람같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사람처럼 노동을 할 수 있다. 타스나 케이스와 비교하면 말을 하지 못할 뿐이지 움직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이보봇의 키는 똑바로 섰을 때 1m 내외다. 중량은 40㎏이며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하면 최대 8시간까지 작동한다.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자율주행도 할 수 있다.
이보봇은 이동 속도도 매우 빠르다. 65㎏ 짐을 실은 채 최대 시속 60㎞로 움직일 수 있다. 소형 오토바이와 맞먹는 속도다. 최대 적재 중량은 100㎏에 이른다. 연구진은 “이보봇은 경사지나 비포장도로에서도 어려움 없이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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