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당장 휴전하라” 세계 곳곳 시위 물결
미국 각지서 바이든 맹비난
이스라엘선 “네타냐후 퇴진”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교전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는 조속한 휴전을 양측에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는 이날 수천명의 군중이 중심가인 트래펄가 광장의 길을 막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지금 당장 휴전하라” “수천명, 수백만명,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인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일부 군중들이 지난 3주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어린이 3000명을 상징하는 시신 운반 가방을 들고 이색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프랑스와 독일, 튀르키예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6000여명이 휴전을 촉구하며 도심을 행진했다. 튀르키예에서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앞두고 수백명이 미국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블링컨, 학살의 공범은 튀르키예를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과 빨간색으로 ‘X’ 표시를 한 블링컨 장관·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
미국에서도 워싱턴, 뉴욕, 내슈빌, 신시내티,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등 각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워싱턴에서는 시위대 수천명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거리를 행진했고, 이 중 일부는 “바이든, 당신은 숨을 수 없다. 당신은 대량 학살에 서명했다”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당신은 내 표를 잃었다’는 팻말을 준비해왔다.
뉴욕타임스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싸우는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동정 여론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미국 퀴니피액대학교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의 84%는 미국이 중동 분쟁에 군사적으로 휘말릴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날 수천명의 군중이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부 군중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집 앞에서 “(그를) 당장 수감하라”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는 자신의 가족이 하마스에 납치된 사람 등도 참여해 “(인질들을) 지금 집으로 데려오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이스라엘 국민의 무려 76%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열렸다. 이스라엘 채널13 방송이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4%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대해 책임이 가장 큰 사람은 네타냐후 총리라고 응답했다. 지금껏 네타냐후 총리는 해당 사태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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