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눈송이 눈에 담고…오감으로 배우는 ‘기후위기’

강정의 기자 2023. 11. 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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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과학 체험 공간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
올 9월 충남 내포신도시에 문 열어…매주 600~800명 방문
자전거 발전기 등 놀이시설 갖추고 방학 프로그램도 진행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계절 변화가 심해요. 만년설이 사라지는 게 대표적이지요. 우리 모두 겨울에 보기 힘든 눈꽃송이를 눌러볼까요?”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사진) 내 ‘한반도 사계절’ 전시관을 찾은 아이들은 지난달 31일 대형 화면에서 떨어지는 눈꽃송이를 하나씩 누르고 있었다. 이 전시관은 각종 체험을 통해 기후위기에 따른 사계절의 기후변화를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김정수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장은 “매년 심해지는 기후위기로 점차 겨울에 눈을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눈꽃송이 터치 스크린을 기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기상청에서 운영하는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는 지난 9월22일 충남 내포신도시에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기상과학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한 전문 기상과학관이다. 한반도 서쪽부터 다가오는 기후위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충남지역에 건립됐다.

지난달 31일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를 찾은 아이들이 ‘바람과 지형’ 전시관에서 전시물을 가지고 놀고 있다. 이 전시물은 바람과 지형의 개념과 원리를 체험하는 것으로, 아이들은 샌드박스 내 모래 지형을 손으로 만져 변화하는 지형 형상을 확인할 수 있다.

강원 철원에서 아들과 함께 견학 온 김정옥씨(37)는 “아이가 평소 날씨와 계절에 관심이 많아 찾아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유익한 시간”이라며 “시설 대부분이 아이들 흥미를 돋울 수 있는 놀이 위주라 알차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들 이도헌군(7)은 야외 전시장에 마련된 기후놀이터에서 모노레일 자전거를 타느라 열심이었다.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면 놀이터 입구에 있는 휴대전화 무선충전 공간에서 생산한 만큼의 전기를 충전할 수 있었다. 이군은 “자전거만 탔는데 전기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센터가 문을 연 이후 매주 방문객 600~800여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센터에는 실내·외 전시실과 북카페, 포토존, 기후놀이터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1·2층에 마련된 실내 전시실에서는 한반도의 기후, 용오름, 태풍, 일기예보 체험, 서해안 기후대기 등을 관람·체험할 수 있다. 야외 전시장은 역사유물존을 비롯해 지상·해양·위성관측존, 재생에너지존 등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곳에서는 풍기대를 포함해 측우기, 측우대 등 기상 관측 역사유물 등을 볼 수 있다. 센터 건립은 2018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115억원 상당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센터는 매주 월요일과 국경일 등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된다. 관람은 무료다. 특히 오전 10시, 오후 1·3시 하루 세 차례 해설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 방학 기간에는 코딩교육 등 특별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센터는 음악회를 비롯해 기상사진전, 크리스마스 이벤트 등 지역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문화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달에는 기상사진전시회를 열고, 다음달에는 크리스마스 때 첫눈이 언제 내릴지를 맞춰보는 이벤트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센터는 기상과학이라는 최신 기술을 체험·학습할 수 있는 곳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모여 즐기고 배울 수 있는 놀이형 공간으로 꾸며졌다”며 “앞으로도 기상과학에 대한 이해를 확산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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