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마친 네이버 ‘클립’···“크리에이터 확보 성패 가를 것”
쇼핑·콘텐츠와 나란히, 접근성 ↑
오픈톡·블로그 등 연계해 차별화
공룡 맞서 영상·창작자 확보 관건
네이버가 창작자를 모으고 시범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 반응을 추적하는 등 수개월 간의 예열을 마치고 빅테크가 선점한 숏폼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에서 절대 강자지만 숏폼 콘텐츠 분야에서는 빅테크에 비해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서비스와 창작자 풀을 활용해 차별화를 추구한다는 복안이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내실을 다져온 빅테크들과 어깨를 견줄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창작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하며 콘텐츠·쇼핑과 함께 자사 숏폼 영상 브랜드인 ‘클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에는 숏폼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탭 사이에 놓여 있었으나 클립 브랜드를 내걸고 접근성을 대폭 높였다. 클립 탭에는 네이버 서비스에 곳곳에 흩어져 있는 블로그, 쇼핑, 네이버TV와 같이 짧은 길이의 영상들이 모두 모이고, 이용자는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영상을 추천 받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클립은 올 연간 목표였던 일간활성사용자수(DAU) 100만 명과 일 평균 1000만 뷰를 8월에 조기 달성했다”면서 “연말까지 카테고리와 창작자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콘텐츠 양뿐 아니라 질 향상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숏폼 콘텐츠 진출이 틱톡·인스타그램 등 빅테크에 비해 늦은 만큼 기존 네이버 생태계에 들어와 있는 창작자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블로그, 카페, 오픈톡, 쇼핑, 예약 등 자사 서비스와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한 창작자가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서비스와 관련해 제작한 클립을 보고 시청자가 해당 상품을 구매하고자 할 때 네이버 쇼핑이나 네이버 예약하기를 연계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끌어올리고 창작자들의 영상 제작 유인을 높이는 것이다. 또 창작자들은 네이버 오픈톡을 개설해 시청자와 소통하고 팬덤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올해로 서비스 오픈 20주년을 맞은 블로그가 숏폼 콘텐츠 강화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년 간 개설된 네이버 블로그는 3300만 개에 이르고 28억 건의 글이 게시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네이버 블로그는 텍스트와 사진 이미지 위주였지만 2020년 ‘모먼트’가 출시되면서 동영상 콘텐츠가 대폭 늘었다.
다만 이미 빅테크들이 뿌리를 깊게 내린 만큼 네이버의 후발 전략이 이용자·창작자에게 소구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자사 생태계에 활동하는 창작자들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복안이지만 유튜브 숏츠·인스타그램 릴스·틱톡 등이 확보한 창작자 풀과 격차가 크다.
네이버는 6월 클립 서비스 개편에 맞춰 창작자를 모집했는데 총 1만 3000여 명이 지원했다. 네이버가 실제 활동하고 있는 창작자 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이용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오픈톡 개설 창작자들은 130여 명에 불과하고 참여자 수도 통상 한두 자릿 수에 그핀다. 반면 올해 9월 기준 100만 구독자가 넘는 유튜브 채널 수는 800개를 웃돈다.
네이버가 숏폼 콘텐츠를 강화하면서도 창작자 확보를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미 타 플랫폼을 통해 유명해진 창작자들은 몸값이 워낙 높고 기존 소속사·플랫폼과의 마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명 창작자가 대거 속한 멀티채널네트워크(MCN)들도 네이버 클립이 가져올 변화를 주시하고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 협업을 검토하거나 창작자들이 클립으로 넘어가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1인 창작자들의 경우 제작 시스템이 크지 않아 플랫폼을 늘리는 게 부담이 되고 영상 1개 당 조회수가 중요해 플랫폼을 분산하는 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어 네이버가 유명 창작자들을 들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 MCN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창작자들에게 개별적으로 플랫폼을 소개하고 유치하는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클립의 향후 추세를 보겠지만 당장 회사 차원의 협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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