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최근 기록을 바탕으로 추려낸 ‘개인상’ 후보(1)
본 기사는 9월 중하순에 작성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계량 부문 개인상(이하 개인상)이 20년 만에 부활했다. KBL은 지난 9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3~2024시즌부터 6개 계량 부문 개인상을 재시상키로 했다”고 알리며 “선수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마련돼 리그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3~2004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발생한 몰아주기 담합으로 자취를 감췄던 개인상이 재시상됨에 따라 팬들의 관심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최근 5시즌 기록을 바탕으로 올 시즌 개인상 타이틀에 도전할 후보를 추렸다.
시상 항목인 득점, 3점슛,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슛 등 6개 부문에서 높은 성적을 남긴 선수들을 정리했다. 대상은 정규리그에서 규정 순위 조건을 만족한 국내 선수로 한정했다. 본 기사는 소속팀과 팀 내 역할 변경, 부상, 출전 시간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재미 차원의 관전 포인트로 남긴다.
득점
2018~2019시즌부터 직전 시즌인 2022~2023시즌까지 국내 선수 중 평균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과거부터 14명-15명-20명-22명-19명이다. 최근 5시즌 간 국내 득점 1위 기록은 최고 18.1점(2022~2023시즌/이대성), 최저 15.0점(2019~2020시즌/송교창)이었다. 이에 따라 리그 국내 득점 1위 자리에 오르려면 최소 15.0점 이상 기록해야 한다고 가정했다.
지난 5시즌 동안 평균 15.0점 이상 쌓은 선수는 과거부터 1명-1명-2명-5명-6명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2시즌 연속 15.0점 이상 기록한 선수는 이대성(17.0점-18.1점)과 전성현(15.4점-17.6점), 허웅(16.7점-15.7점) 등 3명이다. 2023~2024시즌부터 일본 B리그에서 뛸 이대성(시호스즈 미카와)을 제외, 지난 기록에서 국내 득점 1위가 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전성현(고양 소노)과 허웅(부산 KCC)으로 압축할 수 있다.
리그 최고의 슈터로 자리매김한 전성현은 2020년 1월 전역 후부터 매 시즌 상승세다. 상무 제대 후 온전한 시즌을 치른 2020~2021시즌부터 평균 11.4점-15.4점-17.6점을 작성했다. 세 시즌 모두 50경기 이상 코트에 나섰으며, 출전 시간은 24분12초-31분54초-31분49초였다. 부상 등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2023~2024시즌에도 30분이 조금 넘는 출전 시간을 소화할 것이다. 상승세의 전성현이 득점 부문 개인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반면, 허웅이 득점 부문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개인 기록은 좋았다. 최근 3시즌 모두 출전 경기수가 40경기 이상이었고, 평균 득점은 11.1점-16.7점-15.7점이었다. 2021~2022시즌 커리어 하이 득점을 기록한 후, 2022~2023시즌에도 이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준용이 KCC 선수들의 공격 부담을 덜어낸다면, 허웅의 득점 수치도 감소할 수 있다. 다만, 부상 같은 특이 사항이 없다는 가정 하의 이야기다.
전성현과 허웅 말고도 득점왕에 도전장을 내밀 선수는 많다. 먼저 서울 SK 김선형. 그는 최근 5시즌 동안 꾸준히 두 자리 득점을 쌓았다. 2018~2019시즌부터 14.1점-12.6점-13.2점-13.3점-16.3점을 기록했다. 특히,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 54경기에서 평균 16.3점과 챔피언결정전 평균 18.3점으로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김선형의 득점 순위는 2018~2019시즌부터 4위-6위-6위-11위-3위 등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오세근의 합류로 김선형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면, 김선형의 득점왕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그는 2022~2023시즌 정규리그 MVP가 아닌가.
하윤기(수원 KT)와 이정현(고양 소노)의 득점력도 눈길을 끈다. 202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2순위로 나란히 선발된 두 선수는 베테랑 선배들 사이에서 젊은 피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데뷔 2시즌 만에 평균 두 자리 득점을 해냈고, 국내 선수 득점 부문에서 상위권에 진입했다. 지난 시즌 하윤기는 29분 45초 동안 15.3점으로 국내 득점 5위에 올랐고, 이정현은 34분 2초 동안 15.0점으로 같은 부문 6위를 차지했다. 이들이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두 선수의 성장에 주목해보자.
군에서 돌아오는 허훈(전역 후 수원 KT로 복귀)과 송교창(전역 후 부산 KCC로 복귀)도 득점왕 고지 점령에 나설 예정이다. 11월 복귀 후 전력에서 이탈하지만 않으면, 규정 순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허훈은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평균 두 자리 득점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고, 2020~2021시즌엔 평균 15.6점으로 국내 득점 1위에 올랐다. 고졸 얼리 드래프트의 표본이 된 송교창은 2019~2020시즌 평균 15.0점으로 리그 국내 선수 최다 득점자가 됐다. 두 선수는 2019~2020시즌부터 2시즌 간 국내 득점 1~2위 자리를 다툰 적도 있다.
3점슛
농구 경기에서 득점은 필드골(2점슛+3점슛) 득점과 자유투 득점의 합이다. 즉, 득점 개인상 후보와 3점슛 개인상 후보는 유사한 맥을 갖는다. 특히, 국내 선수 득점 부문 상위권에 포진된 선수 중에 3점슛을 던지지 않는 선수는 찾기 힘들다. 실제로 최근 5시즌 간 득점 상위 10인 중 3점슛 기록이 0에 수렴한 선수는 2018~2019시즌 김종규(10위)와 2019~2020시즌 김준일(10위), 2022~2023시즌 하윤기(5위) 등 3명이 전부다.
최근 5시즌 간 필드골 시도 횟수 부문 10위권에 진입한 선수는 최소 경기당 10개 이상의 필드골을 시도했다. 이 중 3점슛이 차지하는 비율과 3점슛 성공 확률을 고려하면, 경기당 3점슛 1.5개 이상 넣는 선수들을 해당 부문 상위권이라고 볼 수 있다.
2018~2019시즌부터 평균 3점슛 성공 개수가 1.5개 이상인 선수는 8명-9명-13명-19명-12명이다. 경기당 3점슛 1.5개 이상 넣은 선수 목록 중, 최근 5시즌 동안 이름을 3회 이상 올린 선수는 총 9명이다. 허웅/이대성/이정현(삼성)/이관희가 4회, 전성현/두경민/양홍석/김낙현/허훈이 3회로 집계됐다.
2023~2024시즌 3점슛 개인상을 손에 넣을 유력한 후보는 전성현과 허웅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전성현이다. 전성현은 최근 3시즌 동안 3점슛 성공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시즌 3점슛 성공 개수 추이는 2.6개-3.3개-3.4개로 득점과 함께 많아지고 있다. 출전 시간과 비교하면, 10분에 3점슛을 1개씩 꽂는다고 해도 무방하다. 전성현이 득점과 3점슛 부문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웅은 데뷔 초반 2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경기당 1.5개 이상의 3점슛을 기록했다. 이 부문에서 항상 상위권이었단 의미다. 그가 뛴 8시즌 중 3점슛을 평균 2.0개 이상 넣은 시즌은 3번. 이 가운데 2개 시즌은 가장 최근의 두 시즌이며, 3점슛 성공 개수(2.1개-2.3개)와 성공률(35.5%-37.7%)도 소폭 상승세다.
두경민의 외곽슛 능력은 리그에서도 손꼽힌다. 최근 3시즌을 보면, 두경민은 과거부터 경기당 3점슛 2.3개(49G,3위)-2.0개(39G,5위)-2.5개(25G,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5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은 없고, 가장 최근엔 25경기 출전에 그쳤다. 3점슛 규정 순위 조건인 <32경기 이상 출전 또는 50개 이상 성공> 중 후자를 만족해서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3점슛 부문 개인상을 위해선 건강하게 시즌을 마쳐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팀 복귀를 앞둔 김낙현(제대 후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복귀)과 허훈도 뜨거운 3점포를 자랑하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2019~2020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3점슛 부문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결과는 세 번 모두 김낙현의 승. 차기 시즌 3점슛 개인상을 떠나 두 선수의 경쟁 구도가 이어질지 지켜보자.
이정현(소노)은 2022~2023시즌 52경기에서 평균 2.1개의 3점슛으로 해당 부문 4위에 올랐다. 전성현이 아니었다면 팀 내 3점슛 1위로 올랐을 수준이다. 그러나 3점슛 개인상보다는 그의 발전에 더 시선이 모인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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