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오너 지배력 강화·경영권 승계 수단 악용”

이희경 2023. 11. 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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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지주회사 제도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 및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신영수 경북대 교수는 지난 2일 '지주회사제도 25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지주회사 제도 도입이 국내 기업집단 및 정책 환경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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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127→174개… 27% 늘어
우호적인 정책 기조 영향 증가세
“부작용 없게… 제도 전반 검토 필요”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지주회사 제도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 및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신영수 경북대 교수는 지난 2일 ‘지주회사제도 25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지주회사 제도 도입이 국내 기업집단 및 정책 환경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사진=뉴스1
올해 지주회사는 174개로 2013년(127개)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7% 늘었다. 유형별로는 일반지주회사가 164개, 금융지주회사가 10개였다. 금융지주회사는 10년 전보다 3개가 줄었지만, 일반지주회사는 50개가 증가했다.

제도 도입이 추진되던 1999년 당시 정부는 지주회사를 허용하더라도 실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집단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후 공정거래법과 세법 등이 지주회사의 부담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지주회사의 수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신 교수는 지난 20년간 지주회사 체제가 선진적인 지배 구조로 여겨지면서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장기간 지속됐고, 그 결과 기업집단들이 지주회사로 대거 전환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주회사 제도가 오너 일가 지배주주의 지배 체제 강화 또는 경영권 승계의 수단으로 빈번하게 사용됐으며 이에 따른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현재처럼 지주회사 제도가 지배구조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에서는 소수 주주의 권익 침해와 경제력 집중 유발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지주회사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일감 몰아주기 등 사후 규제 수단이 존재하는 만큼 사전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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