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끝나지 않는 '빠른배송'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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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8시에 주문한 치약을 다음 날 아침 연 현관문 앞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대.
온갖 생필품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에 이튿날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한 번이라도 쿠팡을 이용한 고객이라면 또다시 쿠팡을 찾게 되는 탁월한 록인효과(잠금효과)를 냈다.
익일배송을 위해선 막대한 물류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인데, 서비스를 위해 들이는 비용만큼 주문량과 거래액, 물건을 팔아 남는 수익이 기대하는 속도로 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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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통시장 판도를 뒤흔들어 놓은 쿠팡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빠른 배송이다. '그냥' 빠른 배송이 아니라 주문 후 이르면 채 반나절이 되기 전에 도착하는 익일배송 서비스다. 장 볼 시간도, 아이 학교 준비물을 사러 갈 틈도 내기 쉽지 않은 현대인들에게는 주문 후 언제 배송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온라인 쇼핑의 최대 단점을 희석시키고도 남는 혁신적인 서비스다.
우려 섞인 업계의 시선 속에서도 꿋꿋하게 적자 행렬을 이어가던 쿠팡이 8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업계 전체에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는 이 혁신적인 익일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온갖 생필품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에 이튿날 집 앞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한 번이라도 쿠팡을 이용한 고객이라면 또다시 쿠팡을 찾게 되는 탁월한 록인효과(잠금효과)를 냈다.
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을 처음 도입한 후 위메프, 티몬, 11번가 등 이커머스뿐 아니라 이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배송 속도경쟁에 가세했지만,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업계 전체가 배송 속도경쟁에 뛰어드는 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면에선 우려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익일배송을 위해선 막대한 물류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인데, 서비스를 위해 들이는 비용만큼 주문량과 거래액, 물건을 팔아 남는 수익이 기대하는 속도로 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이커머스업체들이 적자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까지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과 상품 분류 자동화에 드는 비용 자체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쿠팡 역시 '계획된 적자'라는 이름 아래 전국적인 물류망 구축에만 6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8년 만에야 비로소 처음 분기 흑자를 냈다.
이미 로켓배송으로 익일배송 서비스를 대표하는 대표 플레이어가 시장점유율을 점차 확대하는 상황에서, 별다른 차별화가 보이지 않는 유사 서비스를 막대한 비용을 써가면서 내놓을 실익 자체가 크지 않아 보인다. 배송 속도경쟁 앞에 각 이커머스만의 독자적인 상품 발굴능력이나 큐레이션 역량이 가려지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끝자리 10원 가격경쟁'을 벗어나 중소셀러와 상생을 도모하는 다양한 프로모션 역시 배송 속도경쟁에 가려지기는 마찬가지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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