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상관 강요로 팔씨름 중 골절… 불기소 부당”

전역한 병사가 고법에 재정신청
육군 “강요 안 해… 증거 불충분”

군대에서 상관의 요구로 팔씨름을 하던 병사가 골절상을 입는 사고가 벌어졌다. 군검찰이 상관에게 범죄 혐의는 없다고 판단한 가운데 해당 병사가 전역 후 민간 법원에 이의를 제기해 사법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5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강원의 한 육군 부대 중대장인 김모 대위는 지난 2월 이모씨(당시 상병)에게 팔씨름을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인 이씨는 팔씨름 도중 오른팔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입었다.

사진=연합뉴스

대학에서 체육 관련 학과를 다니다가 입대한 이씨는 “전역 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김 대위를 과실치상 혐의로 육군 수사단에 고소했다.

하지만 군검찰은 지난 8월 “김 대위의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혐의 및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중대장에 대한 징계나 인사 조치도 없었다. 이씨가 전역 후 “군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부당하다”며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냄에 따라 이 사건은 결국 사법부의 판단에 넘겨지게 됐다.

현재 김 대위 측은 “팔씨름을 강요한 사실이 없고 이씨의 명확한 거절 표현도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강요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육군은 “당시 팔씨름을 강요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경기 중 반칙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팔씨름 경기에서 주의 의무를 위반해 과실로 상해를 입혔다고 볼 증거도 없다”면서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