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산 반납보다 유럽 출장 택한 충북도의회

2023. 11. 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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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가 최근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를 열어 다음 달 중순 도의원 22명의 유럽 연수 계획을 확정했다고 한다.

이번 유럽 연수 계획은 정책 테마별로 참여 도의원들을 2팀으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유럽 공무 출장 역시 본질적으로 다른 게 있는지 의문이다.

충북도의회 자체 판단으로 이번 유럽 연수 건은 보류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으나 그럴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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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전경.

충북도의회가 최근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를 열어 다음 달 중순 도의원 22명의 유럽 연수 계획을 확정했다고 한다. 이번 유럽 연수 계획은 정책 테마별로 참여 도의원들을 2팀으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도의원 8명이 속한 첫 번째 팀은 '북유럽 국가의 저출생 대응 등의 정책 탐구'를 출장 명목으로 삼았다. 다음 달 14일부터 6박 9일간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를 훑는 일정이다. 14명이 참여하는 다른 한팀은 자방자치 혁신 사례 탐구'를 주제로 다음 달 13일 독일, 이탈리아로 떠난다.

이번 연수 추진을 위해 충북도의회는 나름 머리를 쓴 것 같다. 우선 상임별로 운영했던 기존 해외연수 방식을 깨고 연수 주제를 먼저 정한 뒤 참여 신청을 받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상임별로 나가면 다음 달 여러 팀이 움직여야 해 요란하게 비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또 비슷한 시기에 연수 대상 국가를 달리해 일정을 짜는 일도 여의치 않다는 문제도 있었을 듯하다. 상임위를 불문하고 두개 조로 편성해 유럽 출장 계획을 짠 배경이라 할 것이다. 이번 유럽 공무 출장 역시 본질적으로 다른 게 있는지 의문이다. 겉포장을 바꾸기는 했지만 출장 가성비 면에서 과거 패턴과 크게 다를 게 없는 까닭이다.

더 문제시되는 것은 연말에 무더기로 출장을 떠나는 진짜 이유라 할 수 있다. 충북도의회에는 1억 3400여만 원의 국외출장 예산이 남아있다. 이 돈이 집행되지 않으면 당연히 불용 처리돼 반납되고 이후 그 돈은 내년도 순세계 잉여금으로 잡혀 민생 사업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연말에 부랴 부랴 유럽 출장을 떠난다는 것은 해당 예산을 '알뜰하게' 챙겨 쓰겠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할 수 있다. 충북도의회 자체 판단으로 이번 유럽 연수 건은 보류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으나 그럴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읽힌다. 한번 손에 쥔 예산인 만큼 올해가 가기 전에 어떻게든 쓰는 사람이 임자라는 심리가 앞섰을 것이다.

충북도의회는 지난 2월 박지헌(국민의힘) 도의원의 기내 음주추태 논란으로 코너에 몰렸을 때 상임위별 연수 일정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그 인내심이라는 것도 연말이 다가오자 오래가지를 못했다. 와중에 불참자 6명이 돋보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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