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가들과 함께 지킨 20년, 한국 가곡음반으로 보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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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은 2개 층을 쓰고 있어서 월세가 2000만원 정도 나갑니다. 월세를 내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해서 음악을 알리는 일에 더 앞장서 왔죠. 그것이 풍월당이 20년을 이어온 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 대표는 "풍월당을 운영하며 하나의 숙제가 한국 가곡이었다"며 "아무도 듣지 않아서 한국 가곡 음반을 내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반대로 공급이 없으니까 수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한국 가곡 음반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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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없어지면 음악도 없어진다" 모토로 운영
박종호 대표 "월세 2000만원, 공간 지켜야죠"
베이스 연광철·피아노 신미정, 기념 음반 발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풍월당은 2개 층을 쓰고 있어서 월세가 2000만원 정도 나갑니다. 월세를 내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해서 음악을 알리는 일에 더 앞장서 왔죠. 그것이 풍월당이 20년을 이어온 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풍월당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클래식 전문 음반매장이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클래식, 오페라 애호가였던 박 대표가 2003년 이곳에 문을 열었다. 음반매장으로 출발한 풍월당은 예술 아카데미·여행, 출판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클래식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풍월당이 처음 문을 연 2003년은 음반 시장에 위기가 찾아온 때였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음악 감상 방법이 음반에서 음원으로 이동하면서 동네마다 있던 음반매장이 하나, 둘 사라지던 시절이었다. 박 대표는 “종이책이 없어지면 독서가 없어지는 것처럼, 음반이 없어지면 음악도 없어진다는 생각으로 풍월당을 만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얼마 전 매장에 한 젊은이가 혼자 와서 앉아 있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풍월당에 왔다고 하더군요. 아마 그때는 그 젊은이도 초등학생이었을 겁니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아버지가 남긴 음반을 듣다 풍월당이 생각이 났대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왔는데 그때 그 공간이 그대로 있어서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풍월당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가지 않는 것도 이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풍월당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한국 가곡 음반 ‘고향의 봄’을 이날 전 세계 동시 발매했다. 풍월당 최초의 자체 제작 음반으로 세계적인 성악가 베이스 연광철, 그리고 피아니스트 신미정이 녹음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풍월당을 운영하며 하나의 숙제가 한국 가곡이었다”며 “아무도 듣지 않아서 한국 가곡 음반을 내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반대로 공급이 없으니까 수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한국 가곡 음반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앨범 표지는 지난달 14일 세상을 떠난 박서보 화백의 단색화(‘묘법 No.980308’)를 담았다. 박 대표는 “한국적인 그림으로 앨범 표지를 고민하던 중 박서보 화백이 떠올랐고, 마침 박서보 화백의 아들이 풍월당의 오랜 고객이라 이야기를 드렸다. 박서보 화백도 흔쾌히 좋다고 하셔서 녹음 중인 앨범을 미리 들어보신 뒤 그림을 주셨다”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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