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김주현 "공매도 전면 금지, 韓 특이상황 때문... 중장기적 도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공매도 금지가 많이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외국 IB(투자은행)들의 관행적인 불공정 거래 등 우리나라 특이한 상황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 해외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고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전면금지'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인 흐름도 당연히 보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상황을 고치지 않고는 자본시장이 건실하게 발전하기가 어렵다"며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한테도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브리핑 질의응답 전문.
-공매도 전면 금지하고 내년 7월1일부터 전면 재개인 건지 아니면 지금처럼 일부 종목에 한해서인지.
▶김주현 금융위원장) 공매도 금지 이유가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이고 덧붙여서 외국 주요 IB들의 관행적인 불공정 거래, 계속되는 자본시장에서의 공정한 가격 형성, 거래 질서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금지한 것. 그렇다면 내년도 6월에 가서 상황이 얼마나 개선될지 여부를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로벌 IB 조사 상황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구체적인 조사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 다만 공정한 가격 형성에 저해되고 또 투자자들의 신뢰가 문제가 될 것. 조사하는 내용들이 단순한 한두 개의 증권사 내지는 IB 등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좀 더 광범위하다. 어떤 본질적인 운영과 신뢰의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점검이 필요하다. 아마 적절한 시기가 되면 올해 증선위 등을 통해서 가능한 몇 가지 내용은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외투자자 정서에 부정적 인식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신뢰도 급락도 우려되는데 우리나라만 단독 행동의 구체적 원인이 뭔지 궁금하다.
▶김 위원장) 법에 보면 공매도를 금지하는 게 두 가지 큰 경로다. 첫 번째는 시장 불안 우려, 그 다음 시장이 왜곡돼 가격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 되면 공매도를 금지할 수 있다. 세계적인 흐름도 당연히 보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이런 상황을 고치지 않고는 자본시장이 건실하게 발전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한테도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공매도 금지하면 증시 변동성 확대되고 가격 효율성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는데.
▶김 위원장) 지적한 포인트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합법적인 거래가 아닌 어떤 불법적인 거래에 의해서 물량이 많이 거래되고 이에 따라 거래가 왜곡되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나마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라면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 할 텐데 지금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상황.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아직 통제된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어떻게 튈지 모른다. 어떤 환경적인 불안정성과 불법 공매도가 결합하면 변동성은 분명히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당국이 이전에 불법 공매도가 각 종목에서 거래 비중이 작아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낮다고 봤는데 이걸 번복하는 건가.
▶이 원장) 그때 말했던 취지는 통계학적 내지는 과학적 인과관계의 입증 차원에서 공매도로 인한 가격 왜곡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 그걸 구분해서 설명할 수는 없다는 걸 말한 것. 어쨌든 시장에 참가하는 주요 기관 내지는 증권사 다수가 특정 영역에서 불법적 행위를 했거나 내지는 한 걸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난 적은 아마도 전 세계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게 됐다.
-해외 공매도 금지 국가가 있나.
▶김 위원장) 해외 쪽은 공매도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되는 건 아니다. 공매도 금지는 우리나라의 특이한 상황 때문에 일어난 거고 해외 트렌드하고 맞지 않는다고 굳이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불법 공매도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데이터가 있나.
▶김 위원장) 데이터를 실제 데이터 분석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직관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불법 공매도가 없었을 때보다는 분명히 가격 변동이 있다는 판단에서 말한 것.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 제시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뭔지.
▶김 위원장) 개인과 기관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는 나름대로 개선했다고 본다. 그런데도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예를 들어서 상환기간 문제나 담보 비율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들여다볼 것.
-기관의 대차와 개인의 대주는 차입 조건이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다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인데 이 점을 왜 개선해야 한다고 보는지. 개선해야 하면 기관에 더 제한을 두게 되는 건지.
▶김 위원장) 보는 시각에 따라 해소됐거나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시각이 있다. 그래서 이것을 공론화하고 앞으로는 더 이상 이렇게 합리성이 없이 양자 간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 안 나오도록 하겠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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