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 끝판왕’ 한국 R&D예산…증가율 세계 1위인데 성과 ‘미미’
매년 6%씩 늘렸지만 성과 의문
상징성 때문에 구조개혁 못 해
尹 “R&D 예산 줄여 취약층에”
5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R&D 예산은 규모의 상징성 때문에 단 한 번의 구조조정 없이 급격하고 방만하게 증가해왔다”며 “R&D 비효율성 제거를 위한 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R&D 예산은 2000년부터 2021년까지 640% 증가해 2위인 일본(376%), 3위 독일(318%)을 크게 압도했다.
2008년 10조원을 돌파한 국가 R&D 예산이 2019년 20조원을 돌파하기 까지 11년이 걸렸다. 반면 2019년 20조원을 넘어선 R&D 예산이 30조원 돌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년이다. 특히 R&D 예산은 2020~2021년 2년 연속 3조원 넘게 늘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R&D 예산을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 사례로 꼽을 정도다.
과학계에서도 예산집행 비효율을 없애 제대로 된 연구분야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할 때가 됐다는 여론도 커지는 모습이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예산이 늘어난 만큼 효율적인 배분에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예산 비효율을 개선해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예산 분배 방식인 문제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예산 배정이 단기 과제 중심으로 파편화되다 보니 연구자들이 장기 관점에서 연구를 책임지기보다 일부 과제 한 두 개만 맡아서 적당히 기준에 맞는 성과만 내는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구조조정과 함께 필수연구분야 예산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원천기술, 차세대 기술, 최첨단 선도 분야에 대한 국가재정 R&D 예산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 머신러닝, 자율주행을 비롯한 딥테크 분야에 대한 예산은 확대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4년 예산은 향후 국회 심의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증액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R&D 예산 비효율 요소 등이 구조조정되고 제대로 된 시스템이 구축된 2025년 예산안부터는 대거 증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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