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호의·적의·무관심'이 라운드에 미치는 영향

방민준 2023. 11. 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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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 적의, 무관심.

  라운드할 때 이 세 가지 감정의 조합이 지배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십중팔구 실패한 라운드였을 것이다.

40여년 가까운 구력에 기억에 남는 골프 고수들의 공통점은 친화력이 좋고 동반자들을 배려하는 호의를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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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호의, 적의, 무관심. 
라운드할 때 이 세 가지 감정의 조합이 지배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앎의 정도, 가까움의 정도, 개인별 심성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겠지만 대충 이 세 가지 감정 중 하나에 지배당하기 마련이다.



 



라운드의 우열은 기량이 결정할 것 같지만 결과는 기량이 전부가 아님을 자주 경험한다. 누군가와의 대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 '전번의 패배를 복수하겠다'며 마음의 칼을 갈고 나간 라운드의 기억을 되살려보자. 십중팔구 실패한 라운드였을 것이다.



 



개인 레슨을 받고 연습도 많이 했지만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근육의 경직과 정신적 긴장을 초래해 평소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리듬대로 라운드하면 평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텐데 샷마다 홀마다 경쟁자와 비교하며 그 결과에 마음이 요동치는 바람에 스스로 리듬을 잃고 마는 것이다. 대결 구도는 내 마음에 적의를 일으켜 스스로를 화염에 휩싸이게 한다.



 



간혹 냉철하게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는 동반자를 만난다.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었지만 라운드 내내 별로 말을 섞지 않고 자신의 샷에만 열중한다. 자신이 세운 목표 스코어에 근접하거나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는 데만 신경을 쏟는다. 동반자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방관자적인 시선으로 바라만 본다. 동반자가 멋진 샷을 날렸든, 불운으로 위기에 빠졌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물론 스코어는 좋다. 그러나 동반자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한다. 



 



40여년 가까운 구력에 기억에 남는 골프 고수들의 공통점은 친화력이 좋고 동반자들을 배려하는 호의를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범상치 않은 기량을 지녔음에도 그것을 과시하거나 티 내지 않고 동반자들과 어울릴 줄 안다.



 



누군가 멋진 샷을 날리면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내는데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반추하며 칭찬해준다. 동반자가 위기에 빠지면 자기 일처럼 달려가 함께 의견을 나누며 현명한 조언을 해준다. 동반자의 공이 숲으로 가면 함께 찾아 준다. 누군가 싱글이나 생애 최저타를 낼 것 같으면 당사자가 스코어를 의식하지 않게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이를테면 당사자 모르게 나머지 동반자와 캐디에게 스코어 얘기를 꺼내지 말 것을 부탁하고 스코어 카드도 보지 못하도록 뒤집어놓게 하는 묘수도 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런 골퍼들이 덩달아 자신의 스코어도 좋아진다는 점이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며 동반자를 열심히 챙기면서도 좋은 스코어를 낸다는 것은 적의나 무관심이 아닌 호의가 만들어주는 선물이 아닐까.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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