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20m 잃었지만" 300m 장타자 정찬민의 변신, '완벽 숏게임'으로 시즌 2승 이뤘다 [KPGA]

안호근 기자 2023. 11. 5. 18: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정찬민이 5일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PGA
우승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는 정찬민. /사진=KPGA
첫 우승 후 갑작스런 부상이 찾아왔다. 300야드(274.32m)가 아닌 300m를 어렵지 않게 때려내는 정찬민(24·CJ)에겐 시련의 시간이었다. 휴식 대신 무리하게 대회에 참가했고 시련의 시간이 이어졌다. 여전히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지만 잃어버린 비거리를 대신해 정교함을 더했다. 그렇게 정찬민은 2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정찬민은 5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 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7억 원) 최종일에서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강경남과 동률을 이뤄 연장에 나섰다.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낸 정찬민은 6개월 만에 다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대역전극이다. 첫날 공동 41위로 시작한 정찬민은 2라운드에서 공동 15위까지 뛰어올랐다. 3라운드 3타를 줄였으나 여전히 공동 5위. 최종라운드에서 더 분발해야 했다.

이날 이글 하나를 포함해 7언더파 65타를 쳐낸 정찬민은 6타를 줄인 강경남과 연장 승부를 벌였다.

18번 홀(파5)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에서 위기가 있었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벗어나난 것. 그 사이 강경남은 2m 버디 퍼트 기회를 만들었다.

정찬민이 1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PGA
안 좋은 라이에서 아이언샷을 날리는 정찬민. /사진=KPGA
세 번째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뒤 파를 기록한 정찬민은 강경남이 버디를 놓치는 바람에 한숨을 돌렸다.

두 번째 연장전에선 강점인 장타로 이점을 누렸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낸 정찬민은 201m 거리에서 아이언을 잡은 뒤 당당히 그린에 공을 올렸다. 반면 강경남의 세컨드샷은 벙커에 빠졌다. 정찬민은 버디를 사냥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

지난 5월 GS 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커리어 첫 우승을 거두며 주목을 받았던 정찬민의 생애 2번째 정상 등극이다. 고군택(3승)에 이어 올 시즌 2번째 다승자.

우승 이후 주목을 받았던 정찬민은 오랜 부침에 시달렸다. 최근 13차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할 정도였기에 더욱 기쁨이 컸다.

정찬민은 "시즌 2승을 기록해 기분이 너무 좋다. 첫 우승 이후 생각보다 우승이 빠르게 나왔다. 첫 우승 이후 다승을 목표로 했다"며 "이번 대회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승해 너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티샷 후 타구를 바라보는 정찬민. /사진=KPGA
정찬민이 퍼팅 라인을 그리고 있다. /사진=KPGA
여전한 장타가 분명히 정찬민에겐 큰 힘이었다. 그 또한 "골프존카운티 선산은 장타자에 많이 유리한 코스다. 이 점이 내게 유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다소 달랐다. 더욱 주목을 받은 건 감탄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숏게임이었다. 변화엔 이유가 있었다.

정찬민은 "매경오픈 우승 이후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를 했다. 하지만 이후 어깨에 염증 부상(왼쪽 회전근개)을 입어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며 "휴식을 취하고 치료에 집중했어야 했는데 계속 경기에 나섰던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상 이후 드라이버 티샷 거리도 확 줄었다. 그는 "현재 부상 부위는 치료를 통해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약 20m 정도 줄었다"고 했다.

숏게임 능력을 기르는데 더 집중했다. 8번 홀(파3)에선 환상적인 로브샷을 성공시키기도 했고 이번 대회 전반적으로 숏게임이 빛났다. 그는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숏게임과 퍼트다. 숏게임이 아니었으면 우승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로브샷은 연습이라기보다 감각적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선수마다의 느낌이 제일 중요하다. 숏게임에서 가장 자신있는 건 로브샷과 플롭샷"이라고 자부했다.

정찬민이 우승 확정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PGA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정찬민. /사진=KPGA
정찬민은 구미 오산고 출신이다. 이번 우승이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구미에서 우승해 기분이 더 좋다. 어릴 적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도 플레이를 많이 했다"는 그는 "유년기를 이곳에서 보냈기 때문에 구미에서 개최되는 '골프존-도레이 오픈'에 반드시 참가하고 싶었다. 유년기를 보낸 지역에서 우승해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숏게임을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지만 그에게 '장타'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강점이다. 보완점을 묻자 정찬민은 "드라이버 샷의 방향성이다. 부상 전 평균 드라이브 거리로 돌아와야 한다. 쇼트게임도 조금 더 보완하면 경기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어깨 치료와 웨이트에 집중할 것이다. 치료를 받았던 만큼 근육량을 늘릴 생각"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정찬민은 "내년에는 콘페리투어(PGA 2부 투어)에 진입하기 위해 도전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정찬민은 제네시스 포인트(3419점)에서도 14위로 뛰어올랐고 시즌 상금순위에선 누적 5억 2848만 4989원으로 전체 5위까지 도약했다. 각 부문 1위는 함정우(5662.25점)와 박상현(7억 6103만 7030원)이다.

정찬민(오른쪽)이 우승 후 캐디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PGA
인터뷰하는 정찬민. /사진=KPGA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