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동생, 드론 띄울 때마다 함께한다 생각” [전국드론낚시대회 in 고흥]

한현묵 2023. 11. 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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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이랑 같이 왔으면 좋았을 것인데."

4일 세계일보 드론낚시대회의 보훈팀으로 첫째 아들과 함께 참가한 장대학(68)씨는 하늘의 별이 된 둘째 아들 생각에 한동안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다.

얼마 전 백내장 수술을 한 장씨는 첫째 아들 현재(35)씨의 권유로 가을나들이로 낚시대회에 참가했다.

장씨는 15년 전 군에서 사망한 둘째 아들을 향한 그리움에 드론낚시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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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팀’ 참여한 장대학씨 부자
동생과 2008년 동반 입대해
군복무 중 백혈병으로 숨져
“바다 보면서 그리움 달랬죠”

“둘째 아들이랑 같이 왔으면 좋았을 것인데….”

4일 세계일보 드론낚시대회의 보훈팀으로 첫째 아들과 함께 참가한 장대학(68)씨는 하늘의 별이 된 둘째 아들 생각에 한동안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다.

얼마 전 백내장 수술을 한 장씨는 첫째 아들 현재(35)씨의 권유로 가을나들이로 낚시대회에 참가했다. 현재씨는 취미로 한 달간에 걸쳐 조립한 드론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신청서를 냈다.
4일 ‘2023 전국드론낚시대회 in 고흥’에 보훈팀으로 처음 참가한 장대학(왼쪽)·현재씨 부자. 고흥=이제원 선임기자
장씨는 15년 전 군에서 사망한 둘째 아들을 향한 그리움에 드론낚시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듯했다. 물고기의 입질에 “아버지 릴을 감아주세요”라고 아들이 긴박하게 말했지만 그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장씨는 첫째와 둘째 아들이 동반 입대한 2008년 그날을 잊을 수 없다. 두 아들을 군에 보낸 그는 건강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둘째 아들이 일병을 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발병 넉달 만에 둘째 아들은 아버지 곁을 떠났다. 군 복무 중에 아들을 잃은 것이다.

백혈병이 군 복무와 연관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5년이 걸렸다. 온 가족의 노력으로 둘째 아들은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현재씨는 “동생이 늘 곁에 있는 것 같다”며 “바다를 보면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국립해양조사원의 바다 지형을 보면서 낚시의 포인트를 잡고 드론을 날렸다.

200m 이상 드론을 날려야 포인트에 접근할 수 있다는 현재씨는 “드론을 띄울 때마다 그 속에 동생과 함께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리움을 달랬다. 아버지 장씨는 이날 오후 3시쯤 드론으로 잡은 물고기를 보면서 치어 한 마리를 골라 바다로 풀어줬다.

고흥=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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