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녹색당·민주노총 등과 선거연합정당 추진 결정···이정미 대표 사퇴
정의당이 5일 녹색당, 민주노총 등과 내년 총선을 대비한 선거연합정당 구성을 추진키로 했다. 이정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6일 총사퇴한다. 배진교 원내대표가 당대표 대행을 맡다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선거연합정당을 구성할 계획이다. ‘금태섭·양향자·이준석 신당’ 등 중도 보수 정당과의 연합에는 선을 그었다.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이 주도하는 당내 세력인 ‘세번째 권력’ 등은 폭넓은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당내 반발도 예상된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를 열어 ‘혁신재창당 관련 선거연합정당 추진의 건’을 가결했다. 재석 75명 중 56명이 찬성했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전국위원회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혁신 재창당 사회 비전과 혁신 재창당 관련 선거연합정당 추진의 건을 심의하여 모두 원안 가결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에 따라 내년 22대 총선을 대비해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한다. 연합 대상은 민주노총 등 노동세력, 녹색당 등 진보정당, 지역정당 등 제3의 정치세력이다. 정의당은 플랫폼 역할을 한다. 진보당, 노동당 등과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정당과의 연대는 진보 정당으로 한정했다. 중도 보수 계열의 정당과는 연합하지 않을 계획이다. 금태섭 전 의원 신당인 새로운선택, 양향자 의원 신당인 한국의희망 등은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김 수석대변인은 “정의당은 22대 총선에서 당의 비전과 가치에 함께할 수 있는 세력들과 정의당을 플랫폼으로 한 유럽식 선거 연합정당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넘어간다. 이를 위해 6일 이정미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총사퇴할 계획이다. 김 수석대변인은 “(선거연합정당을)책임 있게 추진하도록 ‘선거연합 신당추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 승인과 전권 위임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당헌당규상 (당 대표 사퇴 후)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게 돼 있다”며 “(당대표)직무대행이 빠르게 당내에 어떤 회의 체계를 전국위 결정되기 전까지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시도당 연석회의라든지 의견 수렴해서, 비대위 구성안 만들어서, 비대위원들을 다음 전국위에서 승인하고 인준하고 그리고 전권을 위임해서 추진된다”고 말했다.
다음 전국위원회는 오는 19일, 재창당 당대회는 다음달 3일로 예정돼 있다. 선거연합정당이 구성되면 연합세력들과 논의해 공동 대표 체제 등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당내 반발은 이미 예고된 상태다. 류호정·장혜영 의원 주축의 정의당 내부 세력인 세번째 권력은 6일 반대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조성주 세번째 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너무 어이없는 결정”이라며 “이정미 지도부가 자강론이라는 이름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그 실패를 덮기 위해 급조한 퇴행적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게 위성정당을 비판하더니 위성정당 논란이 있는 형태를 결정했고, 노동·녹색 등과의 연합은 ‘도로통합진보당’으로 가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세번째 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인 류호정 의원은 통화에서 “시민들이 보기에 운동권 세력의 그냥 집합”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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