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개근, 7이닝 1승 1홀드 완벽투··· ‘깜짝 활약’ 손동현 PO MVP[PO5]
KT와 NC의 치열했던 플레이오프 5차전, 불펜에서 승부가 갈렸다. KT 손동현(22)이 위력적인 투구로 2이닝을 틀어 막았다. 손동현이 마운드 위를 지키는 동안 KT가 3-2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후 박영현과 김재윤이 8·9회를 무실점하며 KT가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시리즈 5경기 개근하며 7이닝 무실점, 1승·1홀드를 기록한 손동현이 기자단 투표에서 71표 가운데 39표(득표율 54.9%)를 얻어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손동현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NC를 3-2로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취재진과 만나 “팀이 리버스 스윕으로 올라가서 행복하다. 힘들지는 않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동현은 시리즈 시작 전부터 이강철 KT 감독의 기대를 받았다. 1차전이 열리기 전 감독 브리핑에서 이 감독은 “불펜 투수 중 손동현이 공이 좋다”고 그의 이름을 콕 집어 말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잘해줄 거라곤 이 감독도 생각하지 못했다. 5경기 중 2경기에서 2이닝,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이렇다 할 위기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손동현은 이날도 6회 무사 1루에서 선발 웨스 벤자민을 구원 등판해 7회까지 아웃 카운트 6개를 실점 없이 잡아냈다.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의 경우 흐름을 타는 선수가 있다. 플레이오프 준비하는 동안 손동현이 연습경기부터 제일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손동현도 플레이오프 5경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고 했다. 정규시즌 64차례 등판해 74.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42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멀티이닝은 다소 부담스러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동현은 “가을에 들어오니 멀티이닝 던졌을 때 안 좋았던 것들이 하나도 신경이 안 쓰였다. 투구수가 늘어나도 힘든 걸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무사에 주자가 있는 가운데 등판했고, 보내기번트로 바로 득점권 주자를 맞았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손동현은 “마음 편하게 부담 없이 던졌다. 점수 준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KT는 리그 최강 선발진으로 다른 팀을 압도했다. 그에 반해 박영현, 김재윤 이외의 불펜은 다소 헐겁지 않으냐는 평가도 받았다. 이 감독이 시즌 내내 고민했던 것도 박영현, 김재윤 이외의 불펜 투수였다. 가장 중요한 가을 무대에서 손동현이 치고 올라왔다. 손동현의 활약으로 KT 마운드는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약점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정규시즌 1위 LG와 한국시리즈에서 KT가 내세울 것도 결국 마운드의 힘이다.
손동현은 이번이 첫 가을무대다. KT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21년 한국시리즈 때는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손동현은 “플레이오프를 이긴 게 정말 꿈만 같다”며 “한국시리즈는 가봐야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수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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