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우려 어디로" 서울 아파트, 갱신권 사용·증액갱신 ↑

7~10월 갱신권 사용비중, 상반기보다 높아
보증금 올려준 증액갱신도 늘어
입주량 감소하는 내년 전세불안 우려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재계약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이하 갱신권)을 사용한 비중이 상반기보다 증가한 동시에, 전세보증금을 직전 계약보다 올린 증액갱신의 비중이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부터 제기됐던 '하반기 역전세 본격화'가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을 비켜가는 모양새다.

5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공개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하반기(7~10월)에 체결된 전월세 갱신계약 중 갱신권 사용은 34.5%로 상반기(1~6월) 32.8%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전셋값이 높았던 2022년 상반기 갱신권 사용 비중은 평균 65.3%까지 치고 올라간바 있다. 이후 전셋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이 심화하며 작년 하반기에는 53.2%, 올해 상반기에는 3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갱신권은 2년 계약 만기 후 5% 이하의 상승률로 한 차례 재계약을 요청할 수 있는 세입자 권리인데, 전셋값 하락과 역전세난 심화로 갱신권 사용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 6월부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 전환한 뒤 하반기 들어 갱신권 사용 비중도 소폭 증가했다.

갱신권 사용 갱신계약 비중은 금천구가 상반기 10.5%에서 하반기 30.1%로 19.6%포인트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광진구의 경우에는 30.4%에서 39.3%로 8.9%포인트, 서대문구가 28.3%에서 34.3%로 6.0%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고액 전세가 많은 송파구(27.5%→33.4%)와 서초구(31.3%→35.8%), 강남구(29.1%→31.9%) 등 강남3구도 하반기 갱신권 사용 비중이 각각 평균보다 컸다.

전셋가격이 오르면서 직전 계약보다 보증금을 올린 증액갱신도 많아졌다.

올해 6월 갱신계약의 보증금 증액갱신 비중은 39.2%였으나 10월에는 48.8%로 9.6%포인트 커진 반면, 감액갱신 비중은 46.5%에서 39.7%로 6.8%포인트 줄었다.

이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에도 지난 6월 18.8%였던 증액갱신 비중이 올해 10월에는 24.8%로 6.0%포인트 증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역전세난 파장도 당초 우려에 비해 잦아들어 증액갱신 사례가 늘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 전세 불안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