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삼프로TV 정영진 프로
콘텐츠 기획 성공 포인트는 '생각·인간관계·운'
살고싶은 도시 대전 위한 충청권 상생 필요 제언
삼프로TV·매불쇼·지구본연구소·일당백….
정영진(48) 프로, 일명 삼프로TV의 '정프로'는 그의 별칭이다. 예능은 물론 정치·경제·과학·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콘텐츠 기획자로서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는 정프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어 자는 시간을 빼놓고 늘 고민했다는 그는 '생각', '인간관계', '운'을 세 가지 성공 포인트로 꼽았다.
대전에서 자란 정 프로는 "일하고 싶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길 바란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3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에서 '갓생살기의 필수조건, 선택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정영진 프로를 만났다.
- 국내 정상급 콘텐츠 기획·제작자로서 자리매김했다. 이 업계에 들어온 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점이 성공포인트였나.
"졸업 후 방송기자를 준비하다가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이후 어떤 것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개인 플랫폼에서 시사방송을 진행하게 됐다. 당시 성인방송 아니면 게임방송만 있던 때라 나름대로 반응도 괜찮았다. 이를 계기로 공중파 라디오에서 뉴스 브리핑을 진행하게 됐고, 유튜브와 팟캐스트까지 들어오게 됐다. 기존 미디어보다는 새로운 미디어를 개척하고 싶었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운이 좋게도 최욱, 김동환, 이진우 프로와 정박을 비롯 최고의 사람들을 모셔 올 수 있었다. 그분들이 워낙 잘해주셔서 콘텐츠가 잘 된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뭘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꽤 나쁘지 않은 신뢰 관계를 계속해서 쌓아온 것도 좋게 작용한 것 같다. 그리고 늘 어떻게 하면 잘할까를 고민했다. 나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였고, 재미로 한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콘텐츠와 사회 이슈도 좋게 맞물렸다."
- 대전에도 많은 이들이 뉴미디어 콘텐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방에서의 콘텐츠 생산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방에서의 제작 환경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전문적인 방송장비나 스튜디오 등 인프라는 부족할 수 있지만 지금 성공한 분들을 보면 대단한 장비나 공간을 갖추지 않고 시작한 사례도 많다. 무엇보다 아이템이 중요하고 시장 분석도 많이 해야 한다. 틱톡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비슷한 듯 하지만 플랫폼별 성격도 다르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도 다르다. 아직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 전문성이 있으면 더 좋고,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자신감도 필요하다. 콘텐츠를 찾아보도록 마케팅하는 것도 제작자의 몫이다. 쉽게 말해 잠자는 시간 빼고는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놓으면 안 된다. 내가 검색한 것 외에 플랫폼 알고리즘이 뭘 보여주는지,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두느냐 등을 오랜 시간 지켜보고 고민해야 한다."
- 지난해 유튜브 채널 최초로 주식 상장을 추진하며, 증권가에서 핫한 이슈였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또 당시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부각이 됐었다. 이에 대한 견해는?
"현재 (상장)심사 중이고, 내년 2월 정도 결론날 것으로 본다. 상장 추진과 관련 지적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로 시작한 기업이 수익을 내고 또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나눌 수 있는 구조가 됐다면 상장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채널 하나만으로 영속성을 자신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인도와 인도네시아, 미국, 브라질, 영국 등 각 나라에 맞는 국가별 삼프로 버전을 추진 중이다. 이외 강연이나 인쇄 출판을 비롯 많은 사업을 하고 있으며, 만약 나중에 채널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주주들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의 회사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 지난 2022년 삼프로TV 대선후보 정책질의 방송이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내년 총선에서의 주요 쟁점을 꼽자면.
"현 정부에 대한 평가 정도가 쟁점이 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야당이 유리한 부분이 있다. 여당은 메가서울 등 전국 몇 곳의 중요한 개발이슈를 꺼낼 것 같다.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론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오늘 강연의 주제, '갓생살기의 필수조건, 선택의 중요성'에 대한 키워드를 꼽자면.
"'집중'이다. 요즘 젊은 분들이 일에도 공부에도 집중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가장 큰 문제다. 집중하지 않으면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뭘 해야 하는지 선택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등 다른 것을 끊어 놓고)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 대전 출신으로, 지역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전 발전(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을 위한 제언은.
"개인적으로 대전은 규모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충청권이 서로 이익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대전·세종·청주를 잇는 메가시티 느낌의 큰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프라를 서로 공유하면서 완전히 자급자족할 수 있고, 놀러오고 싶고, 일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 팬들과 지역민들에게 한 말씀.
"주위에 늘 대전 자랑을 하고 다닐 정도로 지역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바쁜 일이 지나고 나면 수년 내 대전이나 인근으로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일하고 싶은 대전, 살고 싶은 도시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충청권이 함께 어우러지려면 대전이 양보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적지 않을 것 같다. 시민분들이 넓은 마음으로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 정 프로는?
대전 출신(1975년생)으로 충남중, 대성고, 충남대를 졸업했다. 현재 삼프로TV의 아침을 여는 진행자로, 구독자와 같은 입장에서 경제 현황에 대한 궁금증을 이야기하고 재테크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 팟캐스트 '정영진·최욱의 매불쇼(매불쇼)'에선 건강 등을 이유로 하차했다. 아프리카TV의 전신인 나우콤에서 2006년 처음 시사논평 방송을 시작, 삼프로TV·매불쇼·일당백·지구본연구소·편의점클라스e 등 다수의 콘텐츠를 기획했다. 정프로를 비롯 갓영진, 킹메이커, 정종인 등 별명에 대해 "정프로가 가장 무난하고, 요즘은 라스형도 친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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